총선까지 한달…공천 마무리 수순 접어든 여·야 "이제 진짜 레이스"

정경훈 기자 2024. 3. 11.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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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1. photo1006@newsis.com /사진=전신

'4·10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월부터 시작한 공천 작업을 곧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총선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운동권 정치 청산'과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격돌하는 가운데 각 지역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지지자들은 물론 중도층의 표심까지 잡아낼지도 주목된다. 치열한 표심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집토끼'까지 떠나보낼 수 있는 말실수를 줄여야하는 숙제도 남았다.

4월 총선 투표일은 11일을 기준으로 30일 남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오는 15일까지는 공천 과정을 마무리해 출마 후보들의 진용을 갖춘 뒤 선거 레이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우리 지역구 대진표가 서고, 민주당도 곧 될 것"이라며 "이제 본격 레이스"라고 말했다.

'잡음 없는 공천'으로 선방했다는 평을 듣는 국민의힘은 의석 반수(151석) 이상을 점하는 총선 승리를 굳히겠다는 분위기다. '계파 공천'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민주당이 구도와 인물 경쟁을 통해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추진력 있는 여당' '운동권·종북 정치 청산'을 주로 내세운다. 한동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경기도 유세에서 집권여당으로서의 추진력을 강조했다. 정부와 '원팀'이 돼 지역 발전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7일 수원에 방문해 "민주당은 수원에서 무엇을 했느냐"며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인지 능력이 안 된 것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난 8일 경기 용인에 방문해 "통합진보당화하는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는 위협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정권 심판' '검찰 독재 타도'를 강조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본인 페이스북에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 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 통치가 이어진다"며 "(이번 선거는) 거대한 퇴행이 끝없이 가속할지 역주행 폭주를 멈추고 미래로 나아갈지 결정할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학과 교수는 "한 위원장은 이 대표뿐 아니라 야권에서 창당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에 사법 리스크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 '법치주의 세력 대 반법치주의 세력' 구도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정권 교체를 강조하기 위해 한 위원장보다 윤 대통령 비판에 집중하는 모양"이라고 했다.

이같은 구도 속 각 여·야 후보들은 지역구 표심 잡기에 나선다. 최대 격전지 서울 '한강 벨트'에서는 치열한 선거운동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중·성동갑에서는 국민의힘 내 '경제정책통' 윤희숙 전 의원과 '여전사'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경쟁한다. 마포을에서는 '옛 운동권'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이 정청래 의원을 꺾겠다며 도전장을 냈다.

여당 입장에서 도전지(험지)로 불리는 경기에서는 여당 정치 신인과 야당 친명계 인사들이 대결한다. 수원정에서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친명계 김준혁 민주당 전략기획부위원장이, 수원병에서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재명 대표 정무조정실장 김영진 의원이 승패를 가리게 됐다. 대권 주자이자 민주당 선거 사령탑 이재명 대표와 '이재명 저격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명룡대전'도 주목된다.

여당 중진들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경남(PK) '낙동강 벨트'에서도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5선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 북갑에 출마해 지난 2번 총선에서 당선된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경쟁한다. 3선 김태호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3선 조해진 의원은 경남 김해을에서 김정호 민주당 의원과 붙는다. 낙동강 벨트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영향으로 야권 지지 성향을 보인다.

제3지대 후보와의 3파전이 주목되는 곳도 있다.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민주당),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격돌한다. '반도체 벨트'인 경기 화성을에서는 한정민 전 삼성전자 연구원(국민의힘), 공영운 전 현대차 사장(민주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겨룬다. 용인 갑에는윤 대통령 최측근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양향자 개혁신당 의원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민주당에서는 권인숙·이우일·이상식 예비후보 중 경선 승리자가 참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총선까지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아직 승패를 예상하기엔 이르다고 한다. 남은 한 달간 지지율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새로 등장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의료대란 장기화로 심각한 피해를 보는 환자가 늘면 정부·여당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의 '실언'도 주요 변수다. 최근 여·야는 '이토 히로부미 발언(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2찍 발언(이재명 민주당 대표)'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 정치권의 노인 폄훼 발언, 세월호 막말이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기도 했다"며 "특히 당 지도부의 실언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 위원장과 이 대표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말실수는 기존 지지층인 '집토끼'까지 떠나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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