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는 '무난', 피치 클락-OTT 유료중계 '비판'... KBO '대변혁' 시범 보인 2연전 어땠나
지난 9일과 10일 사직(SSG-롯데), 대전(삼성-한화), 수원(LG-KT), 창원(KIA-NC), 이천(키움-두산) 등 5개 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이 열렸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나란히 2승을 챙긴 가운데 대전과 수원, 창원 경기는 1승씩을 나눠 가졌다.
승패보다도 주목받았던 건 올 시즌부터 적용되는 새 규정을 현장에서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의 여부였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부터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피치 클락, 수비 시프트 제한, 베이스 크기 확대 등 여러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들은 메이저리그(MLB)에서 앞서 실시하고 있었고, KBO에서도 허구연(73) 총재 취임 후 지난 2022년부터 도입을 준비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열린 이사회에서 ABS와 피치 클락의 2024시즌 적용을 확정했다.
'로봇심판'으로 알려진 ABS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이 심판의 판단 대신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다. KBO는 "ABS의 도입은 개선이 요구되었던 판정의 공정성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KBO는 2020년부터 4년간 퓨처스리그 ABS 시범 운영을 거쳐 기술적 안정성을 높여왔다. 이후 구단 운영팀장 회의, 감독 간담회, 자문위원회와 실행위원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24시즌 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KBO는 "ABS 도입으로 양 구단이 100%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 존 판정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지며, 정확성은 ABS 도입 이전 주심의 91% 수준에서 95~96% 이상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투수와 타자가 정해진 시간 내 준비를 마쳐야 하는 피치 클락은 전반기 시범 운영된다. KBO는 "위반에 따른 제재 보다는 선수단의 적응과 원활한 경기 흐름을 유지하는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고 밝혔다.
투수는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볼로 처리한다. 타자는 피치클락 내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지켜지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가 부여된다. 또한, 피치클락 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투수가 견제 시도,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 등 주자가 있을 때 투수판에서 발을 빼는 경우 부과되는 '투수판 이탈'이 타석당 세 차례까지 제약 없이 허용된다.
스트라이크존 역시 기존과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KBO에서 양쪽 사이드를 2cm씩 확대 적용해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시도가 효과를 발휘했다. 윤동희는 "몸쪽에 깊다 싶었는데 들어왔다고 하더라"면서도 "수긍하려고 하니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9일 경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던 최지훈(SSG)도 "걱정했던 것보다 딱히 크게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높은 볼을 (스트라이크로) 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작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운영에 있어서는 아직 미숙한 점도 있었다. 9일 사직 SSG-롯데전에서는 1회 초에만 2번이나 경기가 중단됐는데, 주심의 귀로 들어가야 할 신호가 들리지 않으면서 3루심에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면서 경기 시간이 늘어나고 말았다. 또한 내야 관중석 상단에 설치된 와이어 카메라가 지나갈 때 트랙맨 레이더를 방해해 트래킹이 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이숭용 감독은 10일 "어제(9일)는 모든 분이 보신 것과 같지 않을까"라며 "어제처럼 했다가는 흐름도 다 깨져버린다. 좀 더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같은 날 "ABS가 잘 안돼서 중간중간 그런 부분이 있는데, 갈수록 좋아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피치 클락 자체는 경기 시간 감소에 있어 확실한 효과가 있다. MLB는 지난 2014시즌 9이닝 평균 3시간대 경기 시간에 진입한 이후 2021년에는 3시간 10분까지 늘었고, 2022시즌에도 3시간 3분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해 피치 클락이 시작되자 9이닝 경기 기준 평균 2시간 39분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불만도 있었다. 미국 매체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투수 라이언 프레슬리(36)는 "난 '올드스쿨'이다. 그래서 피치 클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에 사무국은 당초 2019년에 도입하려던 피치 클락을 4년이 지나서야 제도화했다. 또한 지난 시즌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두 차례 언론 대상 규칙 설명회를 가지며 우호 여론 형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자칫 투수나 타자의 리듬이 흐트러진다면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타 리그보다 사인 교환이 복잡한 KBO 리그의 현실에서 피치컴(투수와 포수가 투구 사인을 교환하는 전자 장치) 도입 없이 시간을 제한하는 건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견제 제한의 경우에도 커진 베이스와 맞물려 주자에게 극도로 유리해질 수 있다.
그동안 KBO 리그는 인터넷에서는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OTT 업체에서 중계를 담당한다면 결국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므로 이제 '유료화'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현재 K리그는 쿠팡플레이에서 유료 중계 중이다. 해외 역시 메이저리그는 공식 사이트인 MLB.com 결제를 해야 생중계를 볼 수 있다. 글로벌 OTT 역시 마찬가지. 애플TV는 MLS 경기를, 아마존 프라임은 NFL과 남자프로테니스(ATP) 등을 각각 중계하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 유료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돈을 내야 한다는 데 대한 저항을 해소하고, 무료일 때보다 높아진 퀄리티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첫선을 보인 티빙의 모습은 아직 팬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첫날 사직 SSG-롯데전은 티빙 자체 중계로 이뤄졌다. 베테랑 한명재 캐스터와 심수창-민병헌 해설위원으로 이뤄진 해설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와 많은 딜레이가 일어나는 모습에 팬들의 불만이 쏟아졌고, 중간중간 중계가 조금씩 멈추는 일도 있었다.
현재 티빙은 4월 30일까지는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고 발표했고, 월 5500원의 요금제를 도입해 진입 문턱을 낮추려 시도하고 있다. 또한 오는 12일에는 최주희 티빙 대표 등이 직접 참석하는 KBO 리그 중계 설명회도 개최한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팬들의 반발을 잠재우고, 퀄리티를 올려야 한다는 미션을 받게 된 티빙이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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