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풀리며 토사 ‘와르르’… 해빙기 안전 ‘비상’ [현장, 그곳&]
화성·안성 등 도내 곳곳 ‘낙석·붕괴’ 위험
작년 겨울 역대 가장 많은 비… 사고 위험률↑
道 “시·군과 취약지역 현장 점검·안전 조치”
10일 오전 10시께 화성시 비봉면 일대. 도로 곳곳엔 급경사지에서 떨어진 흙과 돌이 나뒹굴고 있었다. 또 지저분하게 자란 나무들이 낙석방지망을 뚫고 나와 바람에 휘청이고 있었으며, 방지망이 없는 곳은 언제든지 도로 위에 흙이 쏟아질 수 있는 모습이었다.
같은 날 안성시 원곡면도 상황은 마찬가지. 깎인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크고 작은 돌들이 여기저기에 떨어져 있었고, 차량 운전자들은 낙석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급히 바꾸며 곡예운전을 하고 있었다. 덤프트럭 운전자 유한명씨(51·가명)는 “도로를 지날 때마다 흙과 돌이 떨어져 있어 급하게 피해 가기 일쑤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 지 몰라 겁이 난다”며 “해빙기라 사고 위험이 높은데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본격적인 해빙기가 시작되면서 경기지역 곳곳에서 낙석 및 붕괴 등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만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매년 2월부터 3월은 해빙기로, 기온이 오르며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아 지반이 약해진다. 이 때문에 시설물 침하 및 붕괴, 낙석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
최근 3년간 전국 기준 해빙기 관련 사고 건수는 총 143건으로, 낙석 및 낙빙 29건, 수난 29건, 산사태 9건, 지반 약화 76건 등이다. 이 기간 해빙기 사고로 인해 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겨울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려 올해 해빙기 사고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내린 비의 양은 평년의 2.7배로, 물을 머금은 흙이 더욱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도는 각 지자체와 함께 해빙기 취약지역 4천638곳을 선정해 안전점검을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점검 기간이 짧은 데다 그마저도 육안으로 점검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겨울 동안 많은 눈과 비로 빗물이 스며 하단에 고이면서 하중이 발생해 해빙기 붕괴 등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빙기 때 잠시 육안으로 살펴보는 것은 예방적인 점검이라고 할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사고 위험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취약지역으로 분류돼도 매일 현장에 나가 볼 수 없다”면서도 “해빙기에 각 시·군과 취약지역을 선정해 현장을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파악해 안전시설 등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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