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인데 서비스는 퇴보'… '온라인 중계 독점' 티빙, 이대로는 안된다[초점]

심규현 기자 2024. 3. 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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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TVING이 프로야구와 관련한 서비스를 시작한 지 단 이틀이 지났다. 그러나 벌써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말도 안 되는 자막 실수와 영상 저작권 문제, 메인 스폰서를 가리는 행위, 음향 문제 등 수없이 많은 문제가 터졌다. 

TVING 로고-KBO 엠블럼. ⓒKBO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 KBO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 3년간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 KBO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계약 체결 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우려 섞인 시선이 조금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몇 년간 무료로 보던 중계를 이제 매달 5500원(광고형 스탠다드 기준)을 내고 봐야 하는 상황에 팬들은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 물론 K리그를 독점 중계하는 쿠팡플레이 같이 TVING도 질 좋은 서비스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시선도 공존했다. 

한화 이글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을 삭제한 TVING.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시범경기 첫날부터 이러한 기대는 모두 사라졌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경기 종료 후 한참이 지나서야 업로드됐다. 구단이 올린 자체 제작 하이라이트 영상은 저작권을 이유로 삭제됐다. 이후 오류임을 인지하고 정상적으로 영상이 업로드됐으나 팬들은 TVING의 어이없는 일 처리에 코웃음을 쳤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는 방송 우측 상단에 노출돼 있는 KBO 메인 스폰서 기업명을 가리기도 했다. 또한 일부 팬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TVING이 허용하기로 약속했던 40초 미만의 쇼츠 영상도 삭제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9일 경기 후 업로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SAFE'로 표기될 자막이 'SAVE'로, '22번 타자', 전준우를 전근우로 표시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자막 오류가 쏟아졌다. 

ⓒTVING

불편한 UI(User Interface)도 문제다. TVING은 지난 시즌 영상을 경기별, 팀별로 분류한 것이 아닌 지난 시즌 개막전을 기준으로 한국시리즈까지를 1화부터 734화까지, 나열식으로 배치했다. TVING이 제공하는 팀별 정주행 채널 편성표에서도 맞대결 상대와 날짜가 표기되는 것이 아닌 회차만 소개돼 어느 팀과의 대결인지 인지할 수 없다. 

또한 기존 프로야구 중계를 담당했던 네이버 스포츠에서 사용했던 UI 시스템과 굉장히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으며 선수들에 대한 오기 표시도 상당히 많다. 문자 중계에서는 수비하고 있는 선수가 누상에 있다는 어이없는 표기도 나왔으며 심지어 맞대결을 하고 있는 두 팀과 아무 상관이 없는 선수가 이름을 올리는 일도 있었다.

현재 TVING은 대부분의 서비스를 "2024 KBO리그 정규시즌에 오픈 예정"이라며 제공하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에는 오직 하이라이트 영상만 볼 수 있다. 득점, 기록, 라인업, 전력은 나오지 않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존 서비스를 제공하던 네이버스포츠를 이용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TVING

TVING이 이번에 KBO와 맺은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1350억원(연평균 450억원)이다. 지난번 계약 규모(5년 1100억원)에 비해 연평균 계약 규모가 2배가 넘는 대형 계약이다.

엄청난 금액을 투자한 만큼 TVING은 이를 메꾸기 위해 매월 5500원이라는 이용금을 야구팬들에게 전가했다. 그러나 TVING의 첫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돈을 지급했는데 서비스는 더 퇴보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 즉 팬들의 불만은 쌓일 수밖에 없다.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와 같은 서비스가 지속된다면 TVING을 통해 야구 중계를 보지 않겠다는 팬들이 급증할 것이다. 하루 빨리 TVING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 이미지 추락뿐 아니라 한국야구도 덩달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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