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높여라”…지자체, 지원·장려책 ‘각양각색’
실내 놀이터·스터디카페 갖춰
경남, 찾아가는 산부인과 운영
응급 대비 안심출산 서비스도
영광군, 50여개 통큰 현금 지원
경북 ‘우리동네 돌봄마을’ 시행
지방자치단체들이 출산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분기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를 지원하는 사업을 속속 시행하고 나선 것이다.
강원 화천군(군수 최문순)은 2월 초등 온종일 돌봄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를 열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맞기 시작했다.
화천읍 화천초등학교 바로 옆에 자리한 커뮤니티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은 5135㎡(1553평) 규모로 지어졌다. 실내 놀이터와 돌봄시설, 장난감 대여소, 유아 놀이방, 스터디카페와 글로벌 교육실, 진로·진학 상담실 등을 갖췄다.
온종일 돌봄서비스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1·2학년이 대상이다. 학기 중엔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방학 땐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각 반에는 내국인 선생님과 원어민 담임선생님이 배치돼 영어와 독서 교육을 비롯해 문해력 증진, 창의력 향상을 돕는 다양한 특별활동을 진행한다. 놀이시설엔 안전관리자가 함께 한다. 아이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고자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으로 아이 두명을 키우는 유미현씨(38·화천읍)는 “방과후에 아이들을 돌보기가 쉽지 않은데 고민하지 않고 보낼 곳이 있어 감사하다”며 “각종 시설이 한곳에 모여 있어 시간마다 아이들을 이동시킬 필요도 없고 원어민 선생님도 있어 추가적인 사교육 부담도 덜게 돼 좋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워한다”고도 덧붙였다.
화천군은 사내면 권역에도 2025년말 완공을 목표로 커뮤니티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돌봄모델을 면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최문순 군수는 “학부모는 사교육과 자녀 보육 부담을 덜고 아이들은 대도시 못지않은 교육환경에서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도지사 박완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와 ‘119안심출산 서비스’ 등 농촌지역 임산부의 건강과 편의 향상을 돕는 서비스를 한다.
찾아가는 산부인과는 의사·간호사·임상병리사 등 6명으로 구성된 이동 검진반이 최신 의료장비가 장착된 차량을 이용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의령군·산청군·함양군 3개면에서 지역별로 월 3∼5회 진행한다.
올해부터는 임신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고위험 임신부 태아 기형아 정밀검사인 니프티(NIPT) 검사 대상을 기존 40세 이상에서 35세 이상 고위험군 임산부로 크게 확대했다.
서비스 이용자들의 반응도 좋다. 지난해 10월 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에서 진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전체 응답자 98%가 ‘검진 프로그램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119안심출산 서비스는 산부인과 또는 분만시설이 없는 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2018년부터 경남소방본부가 운영하고 있다. 임신부가 U-119 안심콜에 가입할 때 자신의 주소와 나이, 임신 개월수, 출산 예정일 등 정보를 입력한다. 추후 119 신고가 들어오면 출동 구급대원의 휴대전화 단말기로 해당 정보가 전송된다. 구급대원은 환자 상태를 미리 인지할 수 있어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합천에 사는 한 임신부는 자택에서 양수가 터져 긴박한 상황에 처했지만 119안심출산 서비스에 등록돼 있어 신속하게 인근 지역 대형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다.
현재 의령군 등 8개 군에서 운영 중이며 24시간 임신부 맞춤형 의료 상담도 가능하다. 다문화가정 임신부를 위해 영어·중국어 등 23개 외국어로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합계출산율 1.65명으로 5년째 출산율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남 영광군(군수 강종만)은 통 큰 현금 지원으로 출산율을 견인하고 있다. 결혼장려금 500만원, 임신부 교통카드 30만원, 난임부부 시술비 최대 150만원, 신생아 양육비 최대 3500만원,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월 50만원(6개월) 등 결혼부터 양육까지 총 50여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6년에는 공공산후조리원도 준공·운영한다.
경북도(도지사 이철우)는 새해 벽두부터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온종일 완전 돌봄’ 체제 구축에 돌입했다.
우선 경북형 공동체 돌봄모델인 ‘우리동네 돌봄마을’을 5개 시·군에서 시범 시행하고 장기적으로 브랜드화할 예정이다. 기존 돌봄시설을 24시 돌봄운영제로 바꾸고 차량 운행, 안전·방범, 자원봉사 지도, 친환경간식 제공 등 전면적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아픈 아이 긴급돌봄센터, 24시 마을돌봄터, 24시 시간제 보육(365 어린이집) 등 기존 돌봄사업의 운영 시간을 연장해 돌봄공백 발생에 사전 대비한다.
충북도(도지사 김영환)는 올해부터 임산부를 국가유공자에 버금가는 존재로 예우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명시한 ‘충북 임산부 예우 및 출생·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시행하며 지원에 나섰다.
이를 통해 각급 관공서뿐 아니라 은행·병원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에 임산부 전용 창구를 설치토록 하고 출산육아수당 지급, 난임 시술비 지원, 다자녀카드 발급 등을 추진한다.
이밖에 경기도(도지사 김동연)는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확대 ▲위기 임산부 안심상당 핫라인 개설 ▲아돌돌봄 핫라인 콜센터 확대 등을, 경남 함안군은 ▲냉동난자 사용 보조 생식술 ▲난임부부 검사·시술 ▲한의치료 등 난임부부 지원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신종우 경남도 복지여성국장은 “임산부 등 여성이 농촌지역에 살아도 의료서비스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여성의 건강한 출산과 건강관리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