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근친혼 범위 축소 나선 정부…국민 과반 “급진적 변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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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서울신문 2월 26일자 10면> 중인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맡겨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
국민정서는 급격한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인데 법무부도 이를 반영해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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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참고용, 비공개 진행
가족법 특위는 매달 1회 회의
유림 반발… 사회적 합의 필요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현행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서울신문 2월 26일자 10면> 중인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 기관에 맡겨 실시한 국민인식 조사에선 절반 이상이 반대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정서는 급격한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인데 법무부도 이를 반영해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14일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친족 간 혼인 금지에 대한 국민인식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최근 실시된 이 조사에는 근친혼 금지 범위를 축소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이 담겼는데 응답자 과반이 ‘급진적인 범위 축소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검토에 참고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한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응답 비율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법무부 가족법 특별위원회(가족특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한 차례 근친혼 범위 조정과 관련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민법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족특위에는 현소혜 성균관대 법전원 교수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 교수는 앞서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혼인 금지 범위를 혈족 8촌에서 4촌으로, 인척 6촌에서 직계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지난달 ‘근친혼 허용 범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는 미국에서 결혼한 A씨와 B씨 부부의 ‘혼인 무효 소송’으로 논의가 촉발됐다. B씨는 A씨와 6촌 사이인 점을 내세우며 혼인을 없던 것으로 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송 1·2심에서 이들의 혼인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자 이에 반대한 A씨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2022년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한다’는 민법 815조 2호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근친혼 범위 축소는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1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론상 사촌이 사돈이 되고 당숙이 남편이 될 수 있는 등 족보가 엉망이 되며,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도 이런 반대 여론에 주목해 개정 방향을 고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통해 “가족특위 논의를 통한 신중한 검토 및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시대 변화와 국민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인해 해당 민법 조항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개정돼야 한다.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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