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토양살충제 안전하게 사용하자

2019년 농산물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전면 시행됐다. 2022년엔 작물보호제 잠정기준(2019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한 안전사용기준·잔류허용기준)이 만료됐다. 이처럼 농산물 안전관리가 더욱 강화됐음에도 작물보호제를 관행적으로 사용하면서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토양살충제 성분 가운데 터부포스·포레이트의 잔류허용기준이 초과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해 우려를 낳고 있다.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면 해당 농산물은 출하가 연기되고 심하면 폐기된다. 공익직불금 감액, 과태료 부과 등 불이익도 따른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안전사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터부포스·포레이트는 대부분 작물 파종 또는 정식 전 토양에 1회만 사용할 수 있다. 정해진 양을 토양에 균일하게 살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절대 1회를 초과해 살포하면 안된다. 예를 들어 감자에는 터부포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잔류허용기준이 0.01㎎/㎏ 이하로 매우 낮다.

둘째, 동일 성분의 지속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 한가지 성분의 작물보호제만 계속 사용하면 토양에 누적돼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 터부포스·포레이트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의 제품은 다양하므로 작물보호제 판매 종사자에게 문의해 2∼3가지 성분을 교차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셋째, 공공기관의 관심과 노력도 중요하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에 수확(출하) 전 안전성 조사를 시행한다. 이 과정에서 작물보호제(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한 부적합 농산물을 파악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힘쓴다. 특히 터부포스·포레이트의 잔류허용기준 초과 발생이 많은 작물에 안전성 조사를 확대하고, 농민에게 작물보호제 사용 주의사항 등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농민과 밀접한 지방자치단체에서 터부포스·포레이트 안전사용에 관한 정보 제공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도농업기술원이나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민에게 토양살충제 사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안내하고, 농산물 안전관리 부서나 지역농협에서 대체 가능한 작물보호제를 농민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상이 변한다 해도 건강과 직결되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요구 정도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농관원은 앞으로도 농산물 안전관리 최일선에서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양운식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소비안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