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값 오르면 호들갑…폭락땐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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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의 커피 한잔이 4000∼5000원이지만 비싸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지 않습니다. 극심한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수급이 불안정해 가격이 올랐을 뿐인데 '금사과'라고 부르며 호들갑 떠는 일부 언론의 행태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낍니다."
봉화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이병욱씨(69·춘양면 서동리)는 "불과 2년 전인 2022년엔 18㎏ 컨테이너 한 상자가 3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오른 인건비와 농약대 등 자재값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사과값이 폭락했을 땐 정부도 언론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가 일시적 수급불안으로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아우성을 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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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탓에 생산량 급감
“농가 손실은 헤아리지 않고
고물가 주범으로 취급 참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의 커피 한잔이 4000∼5000원이지만 비싸다고 언론에서 대서특필하지 않습니다. 극심한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고, 수급이 불안정해 가격이 올랐을 뿐인데 ‘금사과’라고 부르며 호들갑 떠는 일부 언론의 행태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을 느낍니다.”
걸핏하면 농산물 가격을 물가상승 주요인으로 몰아가는 일부 언론의 도를 넘은 보도에 사과농가들은 분통을 터트린다. 농가들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과 농산물 유통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대다수 언론이 ‘물가’라는 측면에서만 사안을 분석하다보니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북 안동에서 40여년째 사과농사를 짓는 이교국씨(65)는 “지난해엔 봄철 저온피해부터 시작해 5월 우박과 6∼7월 잦은 비로 나뭇잎은 노랗게 변해 떨어지는 갈반 증상이, 과실은 탄저병이 극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확을 앞둔 10월말엔 경북 북부지역 일대에서 우박이 쏟아져 일부 농가는 수확을 아예 포기했다”면서 “농가별로 수확량이 평년 대비 30∼50%(정상과 기준) 줄었다”고 했다.
이씨는 “여기에 가파르게 오르는 인건비와 각종 농자재 가격은 농가 경영을 갈수록 옥죄는 상황”이라면서 “농가의 아픔과 고통은 헤아리지 않고 오로지 물가에 미치는 영향만 고려하는 일방통행식 사고와 보도에 정말 기가 찬다”고 일침을 놓았다.
봉화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이병욱씨(69·춘양면 서동리)는 “불과 2년 전인 2022년엔 18㎏ 컨테이너 한 상자가 3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오른 인건비와 농약대 등 자재값을 제하면 남는 것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사과값이 폭락했을 땐 정부도 언론도 아무런 관심이 없다가 일시적 수급불안으로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아우성을 친다”고 꼬집었다.
전국사과생산자협회 경북회장이기도 한 이씨는 “사과농가도 소비자가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가격이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사과 재배·생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 적정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농가와 정부가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농가들은 물가상승의 주요인으로 사과를 자꾸 거론하는 것이 사과 수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사과를 포함한 농산물을 공장에서 생산하는 공산품처럼 단순히 생각하는 세태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서병진 한국사과연합회장(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상황으로 수입을 거론한다면, 자연재해와 생산비 급등으로 고통받는 농민에게 더 큰 아픔을 주는 것”이라면서 “수입은 절대 반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사과 탄저병 재해보험 적용, 농자재값 보조, 직거래 확대를 통한 유통 개혁 등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갖추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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