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놀이터, 신체능력 향상·사회적 교감에 도움”

권영진 마스터브릿지 대표
어르신 맞춤형 공간 70곳 만들어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도 기획 중

“다들 영화관이나 놀이공원 앞 매표소에서 표를 끊을 때 설렘이 가득하잖아요. 이에 착안해 어르신(시니어)과 매표소(박스오피스)를 합쳐 ‘시니어박스오피스’라는 브랜드 이름을 붙였습니다.”

권영진 마스터브릿지 대표는 2021년부터 시니어박스오피스를 운영하며 어르신을 위한 놀이터를 만들고 있다. 이곳에서 3년 동안 만든 어르신놀이터는 전국적으로 무려 70개에 이른다. 권 대표를 만나 어르신놀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어르신놀이터 왜 만들었나.

▶어르신들이 야외 운동과 사회적 교감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적극적으로 노년기 삶의 가치를 찾고 새로운 활동을 하는 노년층이 늘었다. 마라톤에 도전하고, 트로트가수 팬덤을 만들고, 악기를 배워 밴드활동을 하는 게 요즘 어르신들의 모습이다. 이처럼 지금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건 안락의자가 아닌 발을 딛고 일어나 움직이는 공간이라고 느꼈다.

- 일반적인 놀이터와 어떻게 다른가.

▶어르신놀이터는 어르신 맞춤형 체육문화 공간이다. 현재 시니어박스오피스가 만드는 놀이터엔 15종의 운동기구가 있다. 대표적으로 큰물결건너기·손가락계단·손목강화기 등이다. 무게가 무겁고 낙상 위험이 있는 기구는 피했다. 또한 일반 운동기구는 철재로 만들어 오래 사용하면 녹이 슬고 칠이 벗겨진다. 이를 방지하려고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다. 설치한 놀이터에 자주 찾아가 어르신들과 직접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있다.

- 운동기구는 어떤 점이 좋은가.

▶균형 감각과 유연성 향상에 좋다. 강한 근력 운동보단 스트레칭과 집중력 운동에 초점을 맞춰 운동기구를 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 능력이 떨어져 야외 근력 운동기구를 이용하다 크게 다치는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이다. 꾸준히 사용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모든 기구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노인 운동처방사의 검수를 거쳤다.

- 어르신놀이터가 갖춰야 할 조건과 설치 비용은.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접근성이다. 언덕이 없는 평평한 지형, 주택가와 가까운 위치 등 어르신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주로 설치하는 장소는 복지관이나 경로당 앞이다. 운동기구 한개가 들어가는 공간은 평균 9.9㎡(3평) 정도다. 기구 15종이 모두 들어가려면 최소 165㎡(50평)는 돼야 한다. 공간이 협소한 곳은 옥상에 설치하기도 한다. 비용은 기구 15종 기준 4100만원 정도고 설치 후 2년 동안 사후관리도 포함된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전국에 설치한 어르신놀이터가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다양한 운동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어르신들도 사용하기 편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