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어낸 안세영, 프랑스오픈 정상
부상을 털고 돌아온 여자 배드민턴 안세영(22·삼성생명)이 다시 정상에 오르면서 건재를 알렸다. 오는 7월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 경기가 열리는 그 장소에서 승전보를 날려 더 뜻깊었다.
세계 1위 안세영은 10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1시간 4분 승부 끝에 세계 4위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에게 게임스코어 2대1(18-21 21-13 21-10) 역전승을 거뒀다. 첫 게임을 내준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 14-13에서 7연속 득점을 내리꽂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흐름을 탄 그는 마지막 게임에선 일방적으로 상대를 밀어붙여 무릎을 꿇렸다. 전 세계 1위인 ‘난적’ 야마구치와의 상대 전적은 이제 10승12패. 최근 4연승으로 격차를 거의 좁혔다. 그는 우승 후 주먹을 불끈 쥔 채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를 마음껏 내질렀다.
이 대회는 안세영이 올해 1월 인도오픈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8강에서 기권한 뒤 약 7주 만에 출전한 국제 대회다. 인도오픈 이후 그는 컨디션 회복에 전념했고, 부상 악령을 떨쳐낸 듯 이번 대회에서 8강 허빙자오(27·중국·6위), 4강 타이쯔잉(30·대만·3위) 등 톱 랭커들을 줄줄이 물리쳤다.
안세영은 지난해 3월 ‘배드민턴계 윔블던’이라 불리는 전영(全英)오픈에서 우승하고 7월엔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는데, 모두 1996년 방수현(52·여자 단식) 이후 27년 만에 달성한 쾌거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여자 단식·단체전)에 오르는 등 최고 한 해를 보냈으나, 이때부터 무릎 인대 부상 여파에 시달리며 최근 주춤했다. 이날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듯 오른쪽 무릎뿐만 아니라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두껍게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안세영은 12일 시작되는 전영오픈에도 출전해 2연패(連霸)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어 열린 혼합 복식 결승전에선 세계 3위 서승재(27·삼성생명)-채유정(29·인천국제공항) 조가 4위 펑얀제(23)-황동핑(29·이상 중국) 조에 0대2(16-21 16-21)로 져 준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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