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푸조, 할인정책 손봐야 반등… 韓 추가도입 브랜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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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 각오했는데 실제 와 보니 생각보다 더 많네요."
지난달 1일 부임한 방실 신임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51)는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방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하다 판매로 자리를 옮겼을 때 '과연 내가 좋은 리더십을 보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했다"며 "하지만 막상 해보니 여성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없었고, 나 스스로 '내가 여자이니까'라고 생각하는 벽을 허무는 게 가장 큰 허들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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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안정화-서비스 질 향상 등으로
사고 싶은 차 이미지 만드는 게 목표”
국내 수입차 대표 중 두번째 女 CEO
“난 철수저… 화합의 리더십 살릴것”
지난달 1일 부임한 방실 신임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51)는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자동차그룹 스텔란티스의 산하 브랜드인 지프는 2019년, 2021년에 국내 ‘1만 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에는 1만 대를 밑도는 판매량을 보였고, 또 다른 브랜드 푸조도 수년째 연간 판매 2000대 전후 박스권에 갇혔다. 쉽지 않은 시기에 수장을 맡았지만 5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방 대표는 부담감보다는 이젠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자신감에 가득 찬 편안한 표정이었다.
“지프와 푸조가 조금 힘든 시기를 겪는 상황에서 ‘액션’을 취했을 때 고객들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면 그 재미가 동기부여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이미 잘할 수 있는 환경이 다 조성돼 있을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잘하는 것이 진짜 능력이죠. 스스로를 테스트해 보고 싶네요.”
부임 한 달 동안 전반적 업무 파악을 마친 방 대표는 회사가 반등하기 위해 일단 가격 정책부터 손봐야 한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금은 어느 딜러에게, 어느 시기에 구매했는지에 따라 같은 차의 가격이 수백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신차를 사려는 입장에선 ‘좀 더 기다렸다가 더 싸게 살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구매를 망설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방 대표는 “들쑥날쑥한 할인 정책은 차 구매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부임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가격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면서 사후관리 등의 서비스 질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 “스텔란티스 본사 산하 14개 브랜드 중 향후 추가적으로 한국에 들여오면 좋을 브랜드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 대표는 수입차 업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사장이기도 하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역사상 여성 사장은 방 대표가 최초이고, 국내 수입차 업계 전체에서도 2022년 7월 부임한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 이후 두 번째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던 2001년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폭스바겐의 홍보 대행 일감을 따내며 자동차 업계에 입문해 23년간 종사한 끝에 ‘유리 천장’을 깼다.
방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하다 판매로 자리를 옮겼을 때 ‘과연 내가 좋은 리더십을 보일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했다”며 “하지만 막상 해보니 여성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없었고, 나 스스로 ‘내가 여자이니까’라고 생각하는 벽을 허무는 게 가장 큰 허들이었다”고 말했다.
방 대표는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사고 싶은 차, 팔고 싶은 차’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 시장을 굉장히 작지만 개성이 강한 시장이라는 뜻으로 ‘미키마우스 마켓’이라고 부른다”며 “한국의 실적이 스텔란티스그룹의 대세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니 더욱 용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딜러들의 수익성을 개선해 ‘팔고 싶은 차’를 만들고, 남들이 사니까 휘둘려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하는 차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 브랜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고려해 고객층을 끌어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금수저’가 아닌 ‘철(鐵)수저’라고 부를 정도로 평범한 홍보대행사 직원에서 출발한 방 대표는 사장까지 오를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화합의 리더십’을 꺼내들었다. 그는 “처음엔 내가 하는 것에 있어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만 하고 달렸는데, 한 분야에서 내가 잘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하고 합을 맞추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며 “‘다 내 마음 같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일하다 보니 이 자리에 와 있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사장으로서 펼쳐 나갈 ‘화합의 리더십’에 대해 방 대표는 그가 인생의 책으로 꼽은 ‘이모셔널 인텔리전스’, ‘더 뉴 리더스’를 집필한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 저서의 한 구절을 인용해 강조했다.
“만약 당신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자아 인식이 없고, 괴로운 감정을 관리하지 못할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 효과적 대인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면 지적으로 뛰어나더라도 멀리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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