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韓, 이주자 수용國 변화 불가피… 효과적 정책 마련을”

사지원 기자 2024. 3.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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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현대사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입국(移入國·이주자들을 수용하는 국가)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면서 "독일도 1990년대까지 '이입국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한국 정부도 입국한 이주자들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하는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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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국가를…’ 저자 헤인 데 하스
“韓 3D업종 외국인 노동자가 맡아
이입민 비중 3.5%… 빠르게 늘 것”
신간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오른쪽 사진)을 펴낸 네덜란드 사회학자 헤인 데 하스. 저자는 “이민 정책을 수립하려면 이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걷어내고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종서적 제공
“한국은 현대사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가 성장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입국(移入國·이주자들을 수용하는 국가)으로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신간 ‘이주, 국가를 선택하는 사람들’(세종서적)의 저자 헤인 데 하스는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모로코,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나라에 거주하며 30년 넘게 이주 문제를 연구해 온 저자는 네덜란드 사회학자이자 지리학자이다. 이번 신간은 그의 첫 대중서로, 이주를 둘러싼 편견과 오해 22가지를 나열한 뒤 데이터를 활용해 반박했다. 그는 “더 효율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하려면 무엇보다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경제 성장 후 동남아시아 등에서 외국인이 이주하는 주요 이입국이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인구 고령화와 교육 수준 향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3D 업종에는 주로 외국인 노동자가 종사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한국 인구 중 이입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3.5%지만 비율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는 1960∼1970년대 서유럽에서 나타난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1990년대까지 ‘이입국이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최근 몇십 년 사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됐다”며 “한국 정부도 입국한 이주자들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인간으로 대하는 정책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 0.65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떨어지는 출산율을 되돌리는 일은 매우 어렵다”며 “정책을 통해 출산율이 높아진다고 해도 더 많은 젊은이가 경제 활동에 나서기까지 몇십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법무부가 저출산·고령화를 맞아 인구 감소 대안으로 이민청 신설을 발표한 가운데 저자는 “이민 정책만으로 인구 고령화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 역시 환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현실적일 만큼 높은 수준의 이입이 필요한 데다, 이주자들도 나이를 먹는다”며 “결국 노동력 부족 문제는 지속되거나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도 포장하지도 말자고 주장한다. 신간은 이 외에도 ‘세계는 난민 위기에 봉착했다’, ‘이입 때문에 범죄가 급증한다’ 등 이민자들을 둘러싼 각종 통념을 데이터로 논증해 나간다. 그는 “한국이 증거에 기반해 더 효과적인 이주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수십 년간 유럽 등이 저지른 실수를 답습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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