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3 善 배아현 “긴 무명 끝에 팬 사랑 얻은 게 더 큰 상”
“‘미스트롯3′는 배아현이란 가수를 많은 분들께 알리는 자리도 됐지만, 거꾸로 대중이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는지 제게 큰 깨달음을 주는 장(場)이기도 했어요.”
지난 7일 막을 내린 TV조선 ‘미스트롯3′ 결승에서 선(善)에 오른 배아현(28)은 온라인 응원 투표(500점)와 실시간 문자 투표(700점)에서 1위에 올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진(眞) 정서주와는 단 22점 차였다. 배아현은 “‘현역’이긴 하지만 8년간 무명이나 다름없던 제게 생각보다 더 많은 팬분들이 격려해주신 것만으로도 이미 큰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디션은 사람을 성장시키거든요. 저는 이번 경연을 치르면서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낸 것 같아 타이틀 그 이상으로 제가 기특하답니다.”
배아현 스스로 “깨달음을 받았다”며 최고로 꼽은 건 3라운드 데스매치 ‘모란 동백’(나훈아 버전) 무대. 그의 장점인 꺾기와 기교를 최대한 절제하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배아현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 ‘위로를 많이 받았다’는 반응이 정말 많았어요. 대중이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는구나, 깨우친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 제가 잘하는 것과, 팬들이 좋아하는 것의 중간 지점을 잘 찾아서 진짜 좋은 가수, 진정으로 위로해드릴 수 있는 가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서울 면목동에서 태어난 배아현은 지난 2015년 데뷔 이후 2020년 SBS ‘트롯신이 떴다’에서 톱5에 오르면서 ‘정통 트로트 강자’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미스트롯3′에선 ‘조약돌 사랑’으로 1라운드 진(眞)에 올라 일찌감치 최종 진 후보로 거론됐다. 현란한 기교와 정확한 음정, 단단한 발성까지 배아현을 향한 마스터(심사위원)들의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이 “너는 좋은 가수가 될 거다”라는 말씀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수는 힘들다고 반대했던 엄마가 지금은 그의 절대적인 후원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면목동 대표로 지역 노래 대회에 나가 상을 받는 걸 보고는 어머니가 매니저 역할을 하며 전국의 가요 대회, 라디오 경연 대회 등 정보를 수집하고 참가 신청을 하며 전국을 누볐다고 했다.
그간 숱한 방송을 했지만, ‘미스트롯3′ 방송을 통해 그의 아버지도 처음 공개됐다. 하수구 밑으로 내려가 정화조 고치는 일을 하는 그의 아버지는 팀 메들리전 당시 연습에 매진하는 딸을 위해 연습실 밖에 먹을 거리와 손편지를 남겼다. 배아현은 “아버지한테 난생처음 받아보는 편지여서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인터뷰 중에도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저는 아버지를 정말 자랑스러워하거든요. 그간 아버지께서 TV에 나서는 걸 꺼리셔서 공개가 어려웠는데 ‘미스트롯3′에 나간다고 하니 정말 좋아하시는 거예요.” 아빠와 같이 있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자료 화면용으로 보내려고 “아빠 사진 같이 찍어요”라는 말에 아버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 옷, 새 신발까지 차려입고 나오신 걸 보고 서로 한참을 웃었다고 했다.
배아현이 이번 경연을 치르면서 스스로 약속한 게 또 있다. 유방암 환우들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것. 지난해 엄마가 유방암 수술을 하면서도 자신을 돌보는 모습에 환우들이 함께 극복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기죽지 말라고 꾸준히 응원해주시고, 이렇게 아름다운 꽃길 걷게 해주신 팬들을 위해 영원히 노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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