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고속도로 쓰레기‚ 해양쓰레기 되기까지
어느 순간부터 운전할 때면 고속도로 가장자리에 모인 담배꽁초, 비닐, 휴지조각 등 크고 작은 쓰레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사면을 덮은 쓰레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비가 오면 쓰레기는 빗물을 타고 고속도로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배수로를 따라간다. 그 배수로는 하천과 만난다. 하천에서도 쓰레기를 거르지 못한 채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처럼 고속도로와 하천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해양쓰레기가 되고 있다.
인천 남동구 소래습지생태공원 옆을 흐르는 장수천 주변은 인근 사업장에서 버린 쓰레기 천지다. 하구가 막혀 있지 않은 장수천에 유입된 쓰레기는 곧장 해양쓰레기가 된다. 지자체에서 설치한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시설물이 민망하다. 서구의 검단일반산업단지 옆 검단천 하류 상황도 마찬가지다. 도로를, 수로를 따라 버려진 쓰레기들은 언제 하천으로 유입될지 위태롭다.
한강 하구는 물속을 떠다니는 비닐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강 하구에서 조업 중인 어선들은 하루 평균 마대자루 2~3개 분량의 비닐쓰레기를 건지고 있다. 물고기잡이가 아닌 비닐쓰레기 건지기로 생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나올 지경이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12월 하천쓰레기 해양유입 저감대책을 발표하며 2027년까지 하천쓰레기 해양 유입량을 30% 저감하겠다고 밝혔다. 육상쓰레기 발생 원점 관리를 강화하고 하천 주변 쓰레기 수거와 관리 강화, 주요 댐과 하굿둑 등의 부유쓰레기 차단 및 수거역량 강화, 재해쓰레기 수거, 처리 매뉴얼 마련, 해수욕장 등 해안가 관리 사각지대 쓰레기 수거 강화 등의 계획을 담았다.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해양쓰레기 발생 원점이 다양하다 보니 관리 주체도 다양하다. 각 주체의 역할과 협력이 중요한 이유다.
하천은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육지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바다로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풀이 우거지기 전 지금이 하천변과 고속도로변 쓰레기 수거의 적기다. 대대적인 수거와 함께 고속도로, 하천쓰레기 해양 유입 저감을 위한 협력체계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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