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02] 딥페이크 포르노그래피
“그만큼 사진 찍었으면 충분하지 않아? 왜 넌 그렇게 심하게 들이대는 거지?/너는 나 자신을 무너뜨리려고 하지/날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어?/나는 내 사생활이 필요해/그러니 파파라치, 내게서 꺼져줄래?(Ain’t the pictures enough, why do you go through so much/You try to get me to lose the man I really am/Won’t you just let me be/I need my privacy/ So paparazzi, get away from me).”
불혹의 나이에 들어선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Dangerous’ 이후 십년 만에 발표한 ‘Invincible’ 앨범에 수록된 이 노래는 파파라치의 과도한 욕망 앞에 희생된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에 바치는 분노의 진혼곡이다. 하지만 이 노래 발표 후 그 자신도 아동 성추행 파문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온갖 구설과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제는 파파라치나 몰카의 위협보다 더 끔찍한 첨단 기술이 사생활을 넘어 인간의 삶 그 자체를 파괴하려고 한다. 최근 프랑스 르몽드지가 언급한 것처럼 딥페이크 기술을 적용한 신종 포르노그래피가 창궐하고 있다. 포르노의 얼굴과 음성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런 딥페이크 포르노그래피의 최대 희생자는 아무래도 대중의 주목을 받는 스타들이다. 딥페이크 음란물 플랫폼을 통해 유통된 스타 중에서도 ‘K스타’가 무려 56%나 차지할 정도로 가장 핫한 표적이라고 르몽드는 밝히고 있으며 그런 범죄의 온상으로 한국을 지목한다.
딥페이크 포르노그래피는 대중의 뒤틀린 관음증에 기반하여 한 인간의 존엄성을 원천적으로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범죄다. 여기에 성차별과 여성 혐오의 삐뚤어진 욕망이 불을 붙인다. 마이클 잭슨은 말한다. “이제 그녀에게 다시 기회는 없다/그저 조롱과 괴롭힘을 당할밖에는(Now she got no second chance/She’s just ridiculed and harassed).” 이와 같은 범죄에 맞서 단호히 일어선 여성들이 말하듯이 ‘나의 삶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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