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30야드 뒤졌지만..우승은 김재희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김재희가 K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여자오픈에서 거리의 열세를 딛고 1타 차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 김재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는 무결점 플레이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낸 김재희는 장타자 방신실을 1타 차로 제치고 정규 투어 첫 우승에 성공했다.
김재희는 2020년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상금왕 출신으로 이듬해 기대를 안고 KLPGA투어에 데뷔했으나 지난해까지 우승하지 못했다. 가장 좋은 기회는 작년 11월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찾아왔으나 선두를 달리던 최종라운드가 폭우로 취소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에 대한 보상인 듯 김재희는 이번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SK텔레콤과의 4년 장기 계약 발표후 첫 출전에서 거둔 우승으로 김재희는 23번째 생일을 18번 홀 그린에서 동료들의 우승 축하 세례와 함께 했다.
김재희는 마지막 날 장타자들과 같은 조에 편성돼 불리했다. 동반자인 아마추어 오수민(안양 신성고 1년)과 방신실은 170cm가 넘는 키에 드라이버샷 거리가 260~270야드에 달하는 장타자들로 김재희보다 30야드 이상 멀리 치는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었다. 김재희는 정교한 아이언 샷과 차분한 퍼팅으로 장타자들을 흔들었다. 30야드 뒤에서 치는 선수가 볼을 홀에 더 가까이 붙이면 장타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찾아온 버디 퍼트를 실수없이 넣으면 경쟁자들의 마음은 조급해 질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회에서 김재희의 그린 적중률은 81.94%였으며 라운드 당 평균 퍼트수도 28개로 양호했다.
김재희는 4~6번 홀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4번 홀(파3)선 홀인원성 탭인 버디를 잡았으며 6번 홀(파4)에선 그린 에지에서 퍼터로 굴린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김재희는 우승 후 "동계훈련 때 퍼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덕을 봤다"고 밝혔다.
이후 경기 흐름은 김재희에게 넘어갔다. 9번 홀 버디 후 파 행진을 하던 김재희는 13, 14번 홀서 2~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연거푸 성공시키며 2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김재희는 16번 홀(파3)서 3m 짜리 버디를 잡은 방신실에게 1타 차로 추격당했으나 나머지 홀을 모두 파로 마쳐 연장전 없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재희는 우승 인터뷰에서 “3라운드를 마치고 코치님이 ‘거리 차가 많이 나니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경기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방신실 선수와 3라운드에 같은 조로 이미 경험을 했기 때문에 거리가 큰 부담은 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방신실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았으나 퍼팅이 따라주지 않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방신실은 1번 홀 버디 후 8,9 번 홀의 연속 버디로 3타를 줄이며 순항했으나 10~12번 홀서 2m 이내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 3개를 모두 넣지 못했다. 방신실은 마지막 18번 홀(파5)서 두 번째 샷을 그린 근처까지 보냈으나 칩샷을 핀에서 4m나 지나치게 보내며 파에 그쳐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지 못했다.
3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국가대표 오수민은 1, 3번 홀서 나온 보기 2개라 발목을 잡았다. 이어진 4,5번 홀의 연속 버디로 손실을 만회했으나 나머지 홀서 버디 2개에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데 그쳐 단독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오수민은 18번 홀(파5)서 드라이버로 세컨드샷을 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보기로 홀아웃했다.
우승 후보인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은 전반에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으나 후반 9홀에 9개의 파를 기록해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전예성, 노승희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박민지는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데일리 베스트(65타)를 작성해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황유민, 박도은, 이제영과 함께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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