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치면 축하 많이 해줘요, 방망이 잘 치는 거 아니어서” KIA 32세 호령존의 웃픈토크…괜찮아, 역사 바꿨어[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홈런 치면 축하 많이 해줘요. 방망이를 잘 치는 게 아니어서.”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2)은 ‘호령존’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졌듯, 타격보다 수비에 특장점이 있는 외야수다. 타격이 받쳐주지 않아 주전으로 꾸준히 뛰지 못할 뿐, 사실 외야 수비력 하나만 놓고 보면 KBO리그 탑클래스다.
그런 김호령은 알고 보면 지난 9일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서 구단 타격 관련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9-2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우완 송명기의 초구 137km 패스트볼을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렸다.
창원NC파크 우중간이 넓긴 하다. 그러나 NC 외야진의 중계플레이 미스가 섞여 있었다. 김호령은 상대의 조그마한 실수를 놓치지 않고 누상에서 스피드를 올려 홈까지 파고 들었다. KBO 통산 7번째 시범경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KBO는 시범경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2001년부터 집계했다. 김호령은 이 시기를 기준으로 KIA 역대 최초의, 유일한 시범경기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타자가 됐다. 공교롭게도 가장 최근 기록이 2023년 3월26일 광주에서 NC 김주원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호령이 1년 뒤 김주원 앞에서 역사를 만들었다.
김호령의 통산타율은 0.240이다. 그래도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 타격도 신경을 많이 쓴다. 10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뭐지? 생각보다 공이 멀리 갔다’ 싶었다. 타격 자세를 교정했다. 스트라이드를 할 때 팔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교정했다. 조금씩 결과가 나온다”라고 했다.
웃픈 현실(?)도 서슴없이 밝혔다. 김호령은 “팀 분위기가 좋다. 우리 타자들, 투수들 컨디션이 좋다. 올해 가을야구를 갈 것 같다”라면서도 “홈런 치면 축하를 많이 해줘요. 내가 방망이를 잘 치는 게 아니니까”라고 했다.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신경을 쓰는 건 수비다. 김호령도 어느덧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운동능력 저하를 늦추기 위해 철저히 몸을 만들고, 수비 연습을 이어간다. 노력 없이 ‘최고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이어갈 수 없다.
김호령은 “타자가 쳤을 때 어디로 갈까. 그냥 감으로 따라간다. 그 정도 감을 갖기 위해 연습을 엄청 많이 한다. 실수를 안 하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한다. 대학 시절 한번 실수를 크게 해서 팀이 졌는데, 다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연습을 엄청 하다가 늦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호령은 “나이 먹어서 느려질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리가 느려지면 안 된다. 훈련을 많이 한다”라고 했다.
최근 어깨 좋고, 수비 잘 하고, 발 빠른, 김호령과 비슷한 캐릭터, 박정우가 뜨고 있다. 김호령은 “어깨가 좋고 장점이 많다. 의식은 된다. 정우가 수비를 너무 잘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시범경기서 잘 해서 개막엔트리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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