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이혼] 별거 중 바람 피운 사위, 장인·장모가 소송 걸 수 있을까?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며느리 또는 사위의 불륜 등 부정행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지난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신혼 초부터 남편과 자주 다툰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사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남보다 못한 사이로 15년을 지내다 여러 번 협의 이혼 신청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 생각과 전업주부라는 자신의 상황 때문에 법원으로까지 가지는 않았다.

지난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신혼 초부터 남편과 자주 다툰 아내 사연이 전해졌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전했다. 남편은 '그 여자와 행복하고, 우린 예전에 이미 끝났으니 상간 소송을 생각하지 말라'고도 했다.

상처 입은 아내는 친정 부모에게 이혼얘기를 꺼냈으나 그들은 모두 노발대발 화를 내면서 딸을 이혼녀로 만드는 사위에게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했다.

아내는 "그게 가능한가. 또 남편이 시부모로부터 받은 재산이 있는데 시어머니가 명의신탁한 것도 있다"며 "최근에 증여받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도 분할대상이 되나"라고 물었다.

상처 입은 아내는 친정 부모에게 이혼얘기를 꺼냈으나 그들은 모두 노발대발 화를 내면서 딸을 이혼녀로 만드는 사위에게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혼인관계 지속 기간, 별거 기간, 교류 정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부사이 법률혼이 실체가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그사이에 일어난, 즉 별거 이후 외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간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부사이 이혼소송이 진행여부과 상관없이 부부관계가 파탄된 이후의 외도행위에 대해서는 제3자의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없기에 아내 분의 별거 기간이 장기간이 아니라 한다면, 이혼에 대해 논의를 하셨다 하더라도 상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부의 동거·부양·협조 의무는 배우자에 대한 의무일 뿐 배우자의 가족들에 대해 부담하는 의무라고 볼 수 없다"며 "비록 남편의 부정행위로 혼인관계가 깨지는 결과가 발생하고, 그 과정에서 아내 부모님이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해도, 남편 부정행위가 아내 부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연을 접한 김미루 변호사는 "혼인관계 지속 기간, 별거 기간, 교류 정도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부사이 법률혼이 실체가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그사이에 일어난, 즉 별거 이후 외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간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또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이라도 다른 일방이 재산을 유지함에 있어 소득 활동, 가사 노동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이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다. 아내처럼 15년 이상 혼인 생활을 하고 자녀들을 키웠다면 남편 특유재산에 대한 유지 및 감소 방지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보이기에, 분할대상으로 포함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남편이 받은 증여재산이 있다고 했는데 이혼 소송 제기 얼마 전에 증여받은 특유재산은, 통상 분할대상에서 배제하는 경우가 많다"고도 했다.

김 변호사는 "명의신탁이라고 볼 만한 객관적 증거가 있지 않는 한, 명의자인 남편 명의로서 재산분할 대상이 된다는 점 말씀드린다"며 말을 맺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