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우크라에 항복 촉구?...말 한 번 잘못했다가 진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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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이를 '백기 투항할 용기'로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백기'라는 단어는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가 질문하며 쓴 표현을 교황이 따라서 한 말이라고 언급하고 "백기는 적대 행위의 중단, 협상의 용기로 이룬 평화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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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협상’에 방점” 해명
“백기는 질문자의 말 반복”
에르도안과 회담한 젤렌스키
“곧 러시아와 협상할 수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9일(현지시간) 사전 공개된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을 보고 국민을 생각하며 백기를 들고 협상할 용기가 있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이라는 단어는 용감한 단어다. 당신이 패배하고 있다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있다고 인지했을 때 협상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협상이 부끄러운가”라고 물으며 “만약 협상 대신 같은 길을 계속 간다면,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협상은 결코 항복이 아니다. 국가를 자살로 몰지 않는 용기다”라고 했다.
교황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종용했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이전에도 협상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백기’나 ‘패배’ 등의 용어는 이번에 처음 사용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뷰 맥락을 근거로 교황이 이대로라면 우크라이나가 패배한다고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논란이 번지자 교황청은 진화에 나섰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백기’라는 단어는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가 질문하며 쓴 표현을 교황이 따라서 한 말이라고 언급하고 “백기는 적대 행위의 중단, 협상의 용기로 이룬 평화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인터뷰 말미에 “협상은 항복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은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교황이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제안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터뷰에서 교황의 발언들은 바티칸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지지자들을 또다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는 표명하지 않는다.
한편 튀르키예는 협상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8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참석한 평화 정상회담을 주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인터뷰에서 협상을 중재할 주체로 튀르키예를 지목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위스가 추진 중인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와 관련해 “첫 회의에는 러시아가 초대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합의가 이뤄진 뒤 다음 회담에 러시아 대표단이 초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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