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귀족 혐오" 의사가 간호사 사칭하며 이런 짓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의사가 간호사를 사칭해 온라인에 글을 쓰며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근 ‘고려대학교의료원’ 소속으로 표시된 A 씨가 ‘국민들은 귀족을 혐오하면서 동시에 귀족이 되고 싶어한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이 글에서 A 씨는 “내가 간호사인데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을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글을 써보며 설득해보려 했지만 그저 되돌아오는 답변은 밥그릇이었다”며 “의사 집단 내에서도 혐오하는 ‘의사면허 가진 범죄자’를 일반화하는 국민이 답답하다”고 적었다.

그는 또 “나도 얼마나 정부에 놀아났는지 한편으로는 반성이 된다”며 “한국전력 적자, 철도 파업 등에 대해 내 불편함만 생각하고 손가락질한 것을 후회한다. 이들을 자극해 실리를 얻으려 한 정부가 너무 똑똑하다”고 글을 이어갔다.

A 씨가 자신이 간호사라고 내세운 것은, 의사가 아닌 3자가 보기에도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이 잘못됐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누리꾼이 'A 씨는 의사'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B 씨는 A 씨가 과거 작성했던 댓글을 근거로 A 씨가 의사라고 밝혔다.

B 씨가 근거로 든 A 씨의 과거 댓글을 보면, A 씨는 “이 글을 보고 필수과 수련을 중단하고 타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며 “저도 사명감을 갖고 들어왔지만 오히려 현장은 몸을 갈아 넣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고 교수직도 보장받지 못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필수 의료는 답이 없다”며 “제가 살린 분들에게도 욕을 먹고 있으니 현타(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가 온다. 정부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으니 필수의료의 희망은 없는 것 같다”고 썼다.

A 씨의 이중 행각이 들통나자 한 누리꾼은 "간호사한테 수술도 시키더니 이제는 간호사인 척까지 하냐"라고 비판했고, 다른 누리꾼은 "들통날 거짓말을 해서 역효과만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온라인을 통한 여론전도 거세지면서, 이처럼 의사임을 사칭하거나 의사가 아님을 사칭하며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흑색선전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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