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털고 돌아온 '배드민턴 황제' 안세영, 프랑스오픈 정상

안세영이 10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테스트 이벤트인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를 상대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여자 배드민턴 ‘황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복귀전에서 우승하며 건재를 알렸다. 파리 올림픽(7월) 배드민턴 종목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서 정상에 오르며 기분 좋은 예고를 했다.

세계 1위 안세영은 10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1시간 4분 승부 끝에 세계 4위 야마구치 아카네(27·일본)를 게임스코어 2대1(18-21 21-13 21-10)로 제압했다. 첫 게임을 엎치락뒤치락 하다 뒷심 부족으로 내준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 14-13에서 7연속 득점을 내리꽂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흐름을 탄 안세영은 마지막 세 번째 게임에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더블 스코어(double score) 이상의 격차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첫 맞대결에서 승리한 안세영은 ‘난적’ 야마구치와의 상대 전적에서 10승12패를 기록하며 격차를 좁혔다. 우승 후 펼치는 특유의 ‘포효 세리머니’도 다시 선보였다.

안세영(오른쪽)이 10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준우승한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와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 대회는 안세영이 올해 1월 인도오픈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8강에서 기권한 뒤 약 7주 만에 출전한 국제대회다. 인도오픈 이후 그는 컨디션 회복에 전념했고, 이번 대회에서 부상 악령을 떨쳐낸 듯 순항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3월 ‘배드민턴계의 윔블던’이라 불리는 전영(全英)오픈에서 우승하고 7월엔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는데, 모두 1996년 방수현(52·여자 단식) 이후 27년 만의 쾌거였다. 기세를 이어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여자 단식·단체전)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으나, 이때부터 무릎 인대 부상 여파에 시달리며 최근 주춤했다. 이날도 아직은 조심스러운 듯 오른쪽 무릎뿐만 아니라 종아리와 허벅지까지 두껍게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린 곳은 올해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종목 경기가 예정된 장소이기도 하다. 안세영은 파리에서도 유력한 금메달리스트 후보로 꼽힌다. 파리 올림픽 대비 실전 점검에 들어간 안세영은 12일부터 시작되는 전영오픈에도 출전해 2연패(連霸)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어 열린 혼합 복식 결승전에선 세계 3위 서승재(27·삼성생명)-채유정(29·인천국제공항) 조가 4위 펑얀제(23)-황동핑(29·이상 중국) 조에 0대2(16-21 16-21)로 져 준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