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커진 펫보험 시장… 잠재력 무궁무진 [마이머니]

박미영 2024. 3. 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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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
시장 규모 2년 만에 2배로 ‘껑충’
2023년 보험 계약 전년비 51.7% ↑
DB·AXA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 등
손보사들, 너도나도 영토 확장 분주
시장 성장에도 국내 가입률 1%대
英 25%·日 12.5% 대비 미미한 수준
업계, 보험 비교 플랫폼 출시 예고
정부도 규정 개정… 활성화 안간힘

최근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A씨. 그는 반려견을 들이기도 전에 ‘반려동물보험(펫보험)’부터 알아보기 시작했다. A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목돈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적금을 들까 하다가 최근에 좋은 상품들이 많이 생겼다고 해서 펫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강아지들에게 흔한 슬개골 탈구나 피부병부터 교통사고까지 다양한 보장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인구 1500만명 시대를 맞아 펫보험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보장 내용을 다양화하고 가격은 낮추는 등 반려인을 사로잡는 여러 가지 상품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펫보험 시장 규모도 2년 만에 2배로 성장했다. 이르면 다음달 출시되는 보험 비교 플랫폼까지 시장 확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반려동물의 보험 가입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업계와 정부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가입 기간 늘리고 특약 내용 확대하고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은 최근 차량에 동승 중인 반려동물이 교통사고로 피해를 보았을 경우 위로금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반려동물과 함께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운전자들을 위해 개발됐다. 기존 자동차보험에서는 자동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친 경우, 물적 손해로 간주하여 가해 차량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담보로 보상이 되어 왔다. 이에 반려동물 소유자는 가해차량의 과실 정도에 따라 제한된 보상만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운전자 본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D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자동차보험에서 보장받기 어려웠던 반려동물의 피해까지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을 내놓았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며 차대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죽는 경우 최대 100만원까지(부상 시에는 50만원, 기본형 플랜 가입 기준) 보상한다.

AXA손보도 AXA다이렉트자동차보험에 반려동물 가구 전용 ‘반려동물 사고위로금’ 특별약관을 출시했다. 특약 대상은 AXA다이렉트 개인용 자동차보험의 가입 고객이며 기명피보험자 또는 기명피보험자의 부모·배우자·자녀 명의로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등록된 반려동물(반려견, 반려묘)에 한해 최대 3마리까지 가입할 수 있다.

현재 펫보험 시장의 선두주자는 메리츠화재의 ‘펫퍼민트’다. 2018년 국내 첫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으로 출발해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는 자기부담금 2만원과 3만원 유형을 추가해 기존 상품 대비 최대 28% 보험료를 낮춘 ‘펫퍼민트 퍼피앤러브’와 ‘펫퍼민트 캣앤러브’도 선보였다. 생후 3개월부터 만 1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3년 단위 갱신으로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3월 다이렉트 반려묘 보험을 출시하며 반려견에서 반려묘까지 보장을 확대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반려견을 위한 장기 펫보험 상품인 ‘위풍댕댕’을 개정 출시했다. 의료비 담보 보장비율을 실제 치료비의 50%, 70%, 80%, 90% 또는 100%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KB금쪽같은 펫보험’을 통해 치료비 보장비율을 90%까지 높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양육하는 견종(토이푸들, 포메라니안, 요크셔테리어 등)의 보장보험료는 5만원 이내로 책정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7월 반려동물이 수술을 받은 경우 하루 최대 250만원까지 보상하고 각종 보험료 할인 혜택과 ‘반려동물돌봄비’ 담보를 신설한 ‘현대해상 굿앤굿우리펫보험’을 내놓았다.
◆가입 건수 늘었지만, 가입률은 여전히 낮아

이처럼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자 수도 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을 파는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을 기록했다. 전년 7만1896건보다 51.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처음으로 펫보험을 계약한 건수도 급증했다. 5만8456건으로 전년 3만5140건에 비해 66.4%나 치솟았다. 펫보험 원수보험료(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는 468억원으로 전년 288억원보다 62.9% 올랐다.

하지만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기준으로 반려동물 개체 수는 799만마리로 추정된다. 지난해 펫보험 계약 건수 기준으로 불과 1.4% 정도가 보험에 가입된 것이다.

펫보험 가입률은 2020년 기준으로는 0.4%에 불과했다. 2021년에는 0.7%, 2022년에는 0.9%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국(25.0%), 일본(12.5%), 미국(2.5%) 등 해외에 비하면 여전히 미미하다.

이에 업계는 플랫폼을 활용해 펫보험 접근성 높이기에 나섰다. 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DB손해보험 등 빅5 손해보험사는 이르면 다음달 카카오페이와 손잡고 보험비교·추천서비스 플랫폼에서도 펫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 토스 등 또 다른 플랫폼 업체들은 하반기에 펫보험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펫보험 가입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금융당국은 동물병원이나 펫숍에서 펫보험 가입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1년 이하) 보험상품뿐 아니라 장기(3∼5년) 보험상품도 가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올해 1분기(1∼3월) 동물병원 진료 항목 20개를 표준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 100개까지 표준화 항목을 늘릴 계획이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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