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좋은데다 세금 감면까지… 수요 폭발에 대기 최장 1년
보조금 축소로 전기차 인기 시들
차량 출고 대기시간 한 달로 줄어
하이브리드로 판매 쏠림 가속화
2월 등록 신차의 24.7% 차지해
경유·전기·LPG 합친 것보다 많아
현대차그룹 등 제품군 추가 확대
10일 현대자동차·기아의 대리점에 공유되는 납기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과 디젤, LPi 모델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차량 출고까지 평균 12개월 이상 걸린다. 아반떼 가솔린과 LPi의 평균 출고 기간인 4개월의 3배 정도가 걸리는 것이다.
기아 카니발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기 기간이 12개월이다. 가솔린(4∼5개월), 디젤(3∼4개월)에 비해 2∼4배까지 더 걸리는 셈이다.
기아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출고까지 7∼8개월이 걸려 가솔린·디젤(1.5개월) 모델에 비해 4∼5배 차이를 나타냈다. 현대차 쏘나타와 싼타페의 하이브리드 모델의 예상 대기 기간은 각각 7개월이다. 가솔린 모델보다 대기 기간이 각각 2배, 7배 길다.
이밖에 현대차 그랜저, 기아 K5, 기아 K8, 스포티지는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의 출고 기간이 동일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가솔린이나 LPG 모델보다 오래 기다려야 하는 차종은 없었다.
반면 한때 1년 넘게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있었던 전기차의 경우 이제 대기 기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의 공급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질주를 이어가며 하이브리드차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전기차의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 11만2496대 중 하이브리드차는 2만7828대로 24.7%를 차지했다.
사용 연료별로 분류했을 때 휘발유(52.2%)에 이어 가장 많은 것이다. LPG(10.4%), 경유(10.2%), 전기(1.8%), 기타 연료(0.6%)를 모두 합한 비율보다 많다. 올해 전체(1월과 2월)로 확대해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6만7540대)은 경유·LPG·전기차 판매량을 합친 것(5만7136대)보다 많다.
1년 전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하이브리드차는 1만9961대에서 39.4%나 증가했다. LPG(137.7% 증가)를 제외하고 휘발유(19.2% 감소), 경유(55.3% 감소), 전기(82.3% 감소) 등이 일제히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기차가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의 이유로 수요가 둔화하는 것과 달리 하이브리드차는 여러 장점이 부각되며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이나 경유보다 연비 효율이 좋은 데다가 친환경 차량 특성상 취득세·세금 감면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모델과 연식변경 모델인 2024 스타리아의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스타리아에 처음 나오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됐다. 최고 13㎞/ℓ의 연비를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신형 팰리세이드도 기존 디젤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대형 차급에 맞춰 개발 중인 2.5 가솔린 터보 모델 기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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