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바람 속에 경영권·주주환원정책 표대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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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주요 상장사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함께 행동주의펀드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주주환원정책이 얼마나 확대될지가 재계와 투자자의 핵심 관심사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기업은 현 경영진과 반대 세력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잇달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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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행동주의펀드 공세 거세져
삼성물산·SK이노·금호석화 등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안건 다뤄
한미약품·OCI그룹 통합 ‘마찰음’
어머니와 자녀간 주총대결 예고
고려아연·영풍도 전면전 가능성
대기업 이사보수 한도 삭감 나서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가까워지면서 주요 상장사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함께 행동주의펀드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주주환원정책이 얼마나 확대될지가 재계와 투자자의 핵심 관심사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기업은 현 경영진과 반대 세력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최고경영자(CEO) 결정을 앞둔 기업도 적지 않다.
행동주의펀드의 주주 제안도 두드러진다. 삼성물산은 시티오브런던 등 국내외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제안한 자사주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주총에 상정한다. 펀드 연합은 삼성물산에 보통주와 우선주를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하고, 자사주 386만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물산은 우려를 나타내며 주주들에게 회사 측 제안에 찬성하는 내용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주총에는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가 이사회 결의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과 정관 변경 후 2년 내 자사주 전량 소각 안건 등을 주주 제안으로 제출했다. 금호석유화학그룹 박찬구 명예회장의 조카이자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가 차파트너스와 손잡고 주주환원 강화를 명분으로 요구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연장으로, 박 회장 측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놓고 불거진 경영권 갈등도 올해 주총 이슈 중 하나다. 통합에 반대하는 고(故) 임성기 그룹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각각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각자 대표이사로 직접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자신들을 포함한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 제안을 보냈다. 이에 반대 입장인 송영숙 그룹 회장(임 전 회장의 부인)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OCI그룹과의 통합은 ‘연구·개발(R&D) 집중 신약개발명가’라는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임 (전) 회장이었어도 통합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주총 표 대결이 벌어지면 이길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지분 매입 경쟁을 벌여온 고려아연과 영풍도 오는 19일 고려아연 주총에서 표 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소유분산기업인 포스코홀딩스와 KT&G는 주총에서는 각각 장인화 후보의 사내이사(대표이사 회장) 선임, 방경만 총괄부문장(수석부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대주주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대기업은 이사 보수 한도 삭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사 보수한도 총액을 지난해 480억원에서 올해 430억원을 줄이는 안건을 오는 20일 주총에 상정한다.
㈜LG와 LG전자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도 이사 보수 한도를 낮췄다. SK텔레콤은 이사 수가 작년 8명에서 올해 9명으로 늘어나는데도 이사 보수 총액 한도를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감액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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