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누군가 해야 한다…한국에서도 준비” 다저스 4818억원 만능타자 선언, 김하성과 GG 경쟁 시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격수로 뛰는 건 모든 것이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
LA 다저스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무키 베츠와 개빈 럭스의 포지션을 전격적으로 맞교대했다. 올 시즌 풀타임 2루수로 뛸 예정이던 베츠가 유격수로 가고, 럭스는 2루수로 옮긴다. 마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김하성을 유격수로, 잰더 보가츠를 2루수로 기용하기로 한 장면과 흡사하다.
베츠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만능, 천재 멀티플레이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우익수로 978경기-8121⅔이닝, 중견수로 222경기-1875⅔이닝, 2루수로 100경기-713이닝, 유격수로 16경기, 98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MLB.com, 디 어슬레틱 등 외신들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베츠를 풀타임 유격수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럭스가 시범경기서 계속 송구가 불안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사실 럭스는 지난해 무릎 부상 여파로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년만의 빅리그 복귀다.
어쨌든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다저스로선 유격수의 불안한 수비를 두고 볼 수 없었다. 실제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 시범경기서 베츠를 1번 유격수로 기용했다. 베츠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수비는 6이닝을 소화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것은 베츠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베츠의 포지션 변화에 대한 감정적 측면, 심리적 측면에 대해 결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물론 디 어슬레틱은 “베츠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주전 유격수로 뛴 적은 없었다”라고 했다.
베츠는 디 어슬레틱에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유격수로 뛰는 건 모든 것이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한다. 모든 것이 바뀐다. 그러나 그게 내 앞에 놓인 과제다. 아무도 내가 뭘 겪어야 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한국에 있든, 어떤 날이든 나는 유격수로 뛸 준비가 됐다”라고 했다.
베츠의 유격수 도전이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 유격수 경험이 있지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가장 적은 건 사실이다. 고교 시절 경험이 있다고 해도 오래 전 일이다. 베츠의 유격수 수비의 안정성, 나아가 타격과의 상관관계 등을 체크해야 한다. 간판스타 중 한 명이니, 베츠의 경기력이 다저스에 미치는 영향력은 말 하지 않아도 크다.
이렇게 되면서 김하성과 베츠가 골든글러브 레이스 등 자연스럽게 내셔널리그 유격수 왕좌를 놓고 겨루게 됐다. 당장 20~21일 서울시리즈 2연전서도 두 사람은 유격수로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베츠의 유격수 복귀 무대가 서울시리즈라는 것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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