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마스 ‘라마단 휴전’ 결국 불발… 유혈 충돌 우려 고조

홍주형 2024. 3. 10. 19: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등 중재국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일인 10일(현지시간)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6주간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려 노력해왔으나 불발됐다.

카타르와 이집트 등 아랍계 중재국들은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던 6주간의 휴전협상안 대신 라마단 시작과 동시에 이틀이라도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등 중재국가 협상 노력 ‘빈손’
동예루살렘 성지 중심 ‘초긴장’
아랍국 ‘이틀 휴전’ 절충안 타진
가자선 공중 구호품 추락 사고
소년 등 5명 숨지고 10명 부상
해상운송 준비 속도 빨라질 듯
후티 반군, 美군함 무인기 공격
美 “드론 28대 격추… 피해 없어”

미국 등 중재국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시작일인 10일(현지시간) 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6주간의 휴전 협상을 타결하려 노력해왔으나 불발됐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도 유혈 충돌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휴전 협상은 일요일 재개될 수 있지만 교착된 협상 상황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공격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도하는 팔 무슬림들 라마단(이슬람 금식성월)을 이틀 앞둔 8일(현지시간) ‘이슬람교 3대 성지’ 중 하나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앞에서 입장객 수 제한으로 내부에 들어가지 못한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밖에서 기도하고 있다. 예루살렘=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앞서 펜실베이니아 유세 방문 도중 라마단 기간에 동예루살렘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분명히 그렇다”고 말했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곳이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후 만들어진 규칙에 의해 이곳에서 기도는 이슬람교도만 하되 비이슬람교도는 방문만 허용된다. 또 한 달가량의 라마단 기간 중 마지막 열흘간은 비이슬람교도의 방문도 안 되지만 이 규칙은 잘 지켜지지 않았고, 라마단 기간에 양측 간 충돌이 빚어졌다.

올해는 가자지구 사태로 더 큰 유혈 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타르와 이집트 등 아랍계 중재국들은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국이 추진하던 6주간의 휴전협상안 대신 라마단 시작과 동시에 이틀이라도 전투를 중단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WSJ가 전했다.

가자 북부 알샤티 난민촌에 지난 8일 공중 투하된 구호품이 낙하산 고장으로 추락해 이를 받으려던 주민 5명이 숨지고 10명가량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도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CBS방송은 사망자 5명 가운데 소년 2명이 포함돼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공중 투하해온 국가들 중 어느 국가의 구호품이 사고를 일으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간 공중 투하 방식이 인명 사고 등의 위험이 있다며 해상 구호품 운송이 꾸준히 요청되던 상황이었다.

이번 사고로 가자지구 해상 구호품 운송을 위한 준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9일 국제구호단체 ‘오픈암스’와 ‘월드센트럴키친’은 키프로스 라르나카 항구에서 오픈암스호에 식량과 물 등 생필품 200t을 선적 중이다. 이르면 10일 해상 통로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처음 전달하게 된다. 가자지구 북부는 유엔이 분류하는 식량 위기 5단계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단계인 ‘재앙·기근’에 접어든 상태다.
9일(현지시각) 미 공군이 투하한 인도주의적 지원 물품이 낙하산에 매달려 가자지구 상공에서 낙하하고 있다. AP뉴시스
패트릭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에서 투하된 구호품은 모두 안전하게 지상에 착륙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가자지구 임시항구(JLOTS·합동 해안양륙 군수지원) 계획 및 건설에 매일 미군 1000명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며 항구 건설에 최장 60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 항구가 건설되면 하루 200만명분 식사를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항구 건설로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등 군사 지원을 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공격받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는 인도적 지원 작전을 하는 셈이 됐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9일 홍해와 아덴만에서 다수의 미국 군함과 벌크선을 무인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드론(무인기) 37대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같은 날 오전 4시부터 8시20분까지 미군과 연합군의 함정과 항공기가 후티 무인항공기 최소 28대를 격추했다며 “미국이나 연합군 함정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발표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