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솟구친 슈팅…100%까지 시간이 필요한 린가드
"완벽한 찬스에서 볼이 튀어올라…적응해야 하는 부분"
"많은 관중 굉장해…팬들 만족하려면 승점 3점 선물해야"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5만여 명 팬 앞에서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 홈 개막전에 나선 제시 린가드(32·잉글랜드)가 100% 컨디션을 만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30분 시게히로 대신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었다.
하지만 인천 골문을 여는 데 실패하면서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지난 2일 광주FC(0-2 패)와의 개막 1라운드에서 후반 31분 교체로 데뷔전을 치렀던 린가드는 이날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애초 후반 조커로 활용될 계획이었으나, 경기가 풀리지 않자 예정보다 이른 전반 30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4-2-3-1 포메이션으로 출발했던 서울은 린가드가 들어간 뒤 팔로세비치가 중원으로 내려오고 린가드가 일류첸코와 투톱을 이루면서 4-4-2로 시스템을 전환했다.
린가드는 투입 4분 만에 감각적인 침투 패스로 서울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인천 수비수 요니치의 가랑이 사이로 패스를 찔러줬고, 돌아 들어간 강상우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와 커버를 들어온 수비수에 막혀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후반에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37분 강성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전달한 패스를 상대 페널티박스 안 정면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하늘로 솟구쳤다.
또 후반 추가시간 인천의 코너킥 이후 역습 상황에서 린가드가 돌파를 시도했으나, 체력이 떨어지면서 무산됐다.
린가드는 경기 후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었다. 찬스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개인적으로, 팀적으로 자신감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다음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선 반드시 승점 3점을 따야 한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빠른 교체 투입에는 "(김기동 감독님이) 10번 포지션과 상대 수비 라인 사이에서 뛰길 원했다"며 "하지만 후반에 상대가 중앙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아 어려웠다. 하지만 이건 선수들이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 전 김기동 감독은 린가드의 몸 상태가 60~70%라고 했다. 실제로 후반 막판 린가드는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린가드는 "몸을 더 만들어야 한다. 100%가 아니다. 오랜 기간 90분을 소화하지 못해 100%가 아닌 건 당연하다. 하지만 90분을 뛸 체력이 조만간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후반 막판 지친 부분도 사실이다. 그래도 5만여 명의 팬이 오셔서 굉장한 에너지를 받았다. 실제로 체력적으로 덜 피곤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하늘로 솟구친 슈팅에 대해선 "완벽한 패스였고, 타이밍에 맞고 움직였지만 슈팅 직전에 볼이 튀어 오르며 생각대로 안 됐다. 이건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경기의 일부고,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실수가 경기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계속 시도해야 더 좋은 팀, 더 좋은 선수가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구단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한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 중이라는 린가드는 "새로운 도전을 선호하는 성격이라 적응에 큰 문제는 없었다. 구단에서도 많은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구단 도움으로 집을 계약했고 이사도 할 것"이라고 했다.
K리그 입성 후 2경기를 교체로 뛴 린가드는 "피지컬이 좋고 빠른 리그다. 이건 내가 평생 해온 축구라서 새롭지 않지만, 적응해야 한다"며 "문화와 동료 모든 게 새롭다. 전술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엔 5만1670명의 구름 관중이 모였다.
2013년 승강제 이후 K리그1 홈 개막전 최다 관중이자, K리그1 단일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또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단일경기 최다 관중이기도 하다.
린가드는 "굉장했다. 정말 많은 팬이 오셨다. 선수에겐 큰 에너지다. 하지만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팬이 찾아주시면 힘이 더 많이 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려면 선수들이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야 한다. 하루빨리 승점 3점을 선물해야 한다. 그러면 계속 많은 팬이 찾아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가드의 인기도 폭발적이었다. 린가드 유니폼만 파는 전용 부스가 마련됐고, 4시간 이상 기다릴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린가드는 "저의 전용 부스가 마련된 걸 경기 시작 전 알았다. 이곳에 온 첫날부터 환영받고, 사랑받는다는 걸 느꼈다. 입국장부터 많은 팬이 환호해 줬다. 그런 응원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팬과 사진 찍고 사인해 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팬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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