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가드 보러 5만1670명… 경기는 싱거운 무승부

장민석 기자 2024. 3. 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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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서울-인천전 최다 관중
10일 K리그1 2024 2라운드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 이날 관중 수인 5만1670명이 표시됐다. / 뉴스1

5만1670명이 들어찼다. ‘린가드 효과’ 덕분이었다.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2024 K리그1(1부) 2라운드 경기는 인산인해였다. 관중 집계 방식이 유료 관객 기준으로 바뀐 2018년 이후 최다 기록이다. 다만 화려한 잔치에 비해 음식이 빈약했을 뿐이다. 경기는 다소 지루한 공방전 끝에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10일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관중으로 가득 찼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인 FC서울 제시 린가드가 처음으로 홈에서 뛰는 경기. K리그가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최다 관중이며 무료 관중까지 포함한 전체로 따져도 역대 네 번째에 달하는 5만1670명이 몰렸다.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예매만으로도 4만4000여명

이날 서울-인천전은 예매만으로 4만4000여 장이 팔리면서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결국 현장 판매분까지 합쳐 5만명 넘는 팬이 몰리면서 작년 4월 8일 서울-대구전 기록(4만5007명)을 넘어섰다. 당시엔 축구 자체보다 인기 가수 임영웅이 시축과 하프타임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그 팬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은 영향이 컸다. 이번 5만1670명은 2013년 K리그 승강제 도입 이후로도 최다 기록. 무료 관중을 집계하던 과거 전체로 따져도 4위에 해당한다. 최다 기록은 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성남전 6만747명인데 그땐 어린이 팬들을 무료 입장시켰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1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FC서울 린가드가 골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오른쪽은 인천 홍시후. 2024.03.10. mangusta@newsis.com

신기록 달성 원동력은 올 시즌을 앞두고 FC서울에 깜짝 입단한 제시 린가드(32). K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외국인 선수로 통한다. 전 세계 최고 축구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32경기 출전, 35골을 넣은 선수다. 지금까지 K리그를 거쳐간 외국인 선수들과는 노는 물이 달랐던 셈이다. 그는 2016년 크리스털 팰리스와 맞붙은 FA컵 결승전(2대1 승)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팀에 우승을 안겼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잉글랜드 대표로도 32경기(6골)를 뛰었다. 서울 구단은 홈 개막전을 맞아 경기장 앞에 ‘린가드 존’을 따로 운영했다. 린가드 유니폼 수요가 급증하면서 별도 판매 공간을 마련했는데 일부 팬은 4시간 이상 줄을 서서 유니폼을 샀다. 구단 담당자는 “오늘 1000장가량 팔려 1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며 “보통 때보다 4~5배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허 회장은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팬을 최우선으로 삼는 것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FC서울

김기동(53) 서울 감독은 경기 전 린가드에 대해 “60~70% 수준”이라고 했지만, 공격이 풀리지 않자 전반 20분쯤 몸을 풀라고 지시했다. 예상보다 이른 전반 29분 린가드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서울 응원석에선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4000여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꾸린 인천 팬들은 야유로 맞불을 놓았다. 최전방 공격수 일류첸코(34·러시아)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는 전반 35분 결정적 기회를 만들었다. 중앙을 파고든 강상우(31)에게 수비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절묘한 패스를 연결하며 골키퍼와 마주친 단독 기회를 선물했으나 강상우가 건드린 공은 인천 이범수 골키퍼에게 걸렸다.

린가드 킬패스...강상우 마무리 실패

후반 들어서도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소득은 없었다. 후반 38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강성진이 내준 패스를 린가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허공을 갈랐다.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서울과 인천은 나란히 올 시즌 1무 1패를 기록했다. 지난 2일 광주와 1라운드에서 0대2 일격을 당한 서울로선 린가드 덕에 구름 관중을 이끌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제시 린가드.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

린가드는 경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기자회견에서는 “아직 체력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오늘 5만 관중에게 굉장한 에너지를 받아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며 “입국하는 날 공항에서부터 팬들의 큰 사랑을 느꼈다. 얼른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이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K리그는 빠르고 강한 리그지만, 이런 스타일의 축구는 평생 해온 것”이라며 “얼른 적응해 팀에 승점 3을 안기는 게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초반 돌풍 주역은 광주FC...2연승 선두

초반 주목은 이정효(49) 감독이 이끄는 광주에 쏠린다. 광주는 이날 강원을 4대2로 대파하며 지난주 서울전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다득점(6골)에서 울산(4골)에 앞선 선두. 이날 두 골을 넣은 광주 공격수 가브리엘(23·브라질)은 3골로 득점 1위로 올라섰다. 김학범(64) 감독이 지휘하는 제주는 대전을 3대1로 꺾었다. 전날 경기에선 울산이 이동경의 두 골에 힘입어 김천 상무를 3대2로 물리치며 2승을 기록했고, 포항은 대구를 3대1로 제압,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개막 후 2연승으로 1위에 오른 광주FC(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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