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 스트존의 빅히트 구종 예감···우타 ‘저승사자’ 예고한, LG 1선발 엔스의 ‘몸쪽 커터’[스경X분석]
지난 10일 LG-KT의 시범경기가 열린 수원KT위즈 파크. 경기 전, KT 한 타자는 전날 경험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두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타석에서 직접 겪은 ABS에 대한 평가는 타자들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소속팀 구분 없이 타자들은 스트라이트존이 전반적으로 확대 적용된다는 시각을 내보였다.
KT 타자들이 걱정하는 목소리가 조금 더 컸던 것은 전날 LG 좌완 선발 디트릭 엔스의 주무기 컷패스트볼(커터) 때문이었다. 또 ABS에 따라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는 코스 때문이었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ABS는 지난해까지 KBO리그 기존 심판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던 코스에 비해 존 상단과 하단의 모서리를 향하는 공에 후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우타자 바깥쪽 높은 코스와 몸쪽 낮은 코스 공에 스트라이크 콜이 나오는 횟수가 늘었다. 습관적으로 익숙했던 판정과는 다른 결과가 많았다.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LG 엔스의 커터가 굉장히 도드라지게 보인 것이 바로 이 대목이었다. KT 우타자들은 몸쪽을 파고들며 낮은 구석으로 박히는 엔스 커터에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LG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이날 엔스의 커터에 우타자 헛스윙 비율은 70%까지 올라갔다. 홈플레이트를 횡당한 뒤 몸쪽 가장 깊은 곳에 꽂히는 커터에 타이밍을 맞추기 그만큼 어려웠던 셈이다.
엔스는 이날 64구를 던진 가운데 17개의 커터를 던졌다. 패스트볼 27개를 제외하면 커터가 주무기인 셈. 체인지업 10개 와 커브 9개, 슬라이더 1개도 섞어 던졌다.
엔스의 커터 구속은 132~139㎞를 오갔다. 커터 그립을 잡고 던지지만 실제로는 슬라이더에 가깝다는 게 이날 김경태 LG 투수코치의 설명. 엔스 커터와 함께 연상되는 구종 가운데는 SK 김광현이 전성기 시절 주무기로 던지던 ‘고속 슬라이더’가 있었다. 2000년대 후반 KBO리그 좌완 시대를 연 김광현은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고속 슬라이더로 KBO리그 최고 투수자리까지 올라갔다.
김경태 코치는 김광현 슬라이더와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엔스 커터는 김광현 슬라이더와 비교하면 횡으로 변하는 폭이 더 크다. 김광현 슬라이더는 빠르고 짧게 꺾이며 떨어졌는데 그런 면에서 두 구종은 궤적 차이는 있다”면서도 “다만 두 구종 모두 우타자에게 최고의 무기가 되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원구장의 일부 타자 가운데는 “몸쪽 낮은 코스를 그렇게 깊게 잡아주면 엔스 커터는 치기 정말 어렵다”는 얘기도 나왔다.
엔스는 커터를 ‘백도어 슬라이더’처럼 우타자 바깥쪽을 타깃으로도 쓰고 있다. ABS 도입과 함께 양쪽 스트라이크존이 살짝 더 넓어진 가운데 이 또한 구종 효용성을 살리는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엔스의 커터가 ‘만병통치약’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엔스는 이날 KT 좌타자 강백호에게 커터를 던지다 중월 투런홈런을 맞았다. 복판으로 몰리면 좌타자에게는 반대로 위험한 구종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에 “엔스는 우타자와 좌타자를 상대하는 피칭 디자인을 달리 가져가야한다. 그에 따른 준비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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