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여기로 민원 넣으세요" 좌표찍는 시민단체 논란

2024. 3. 1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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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에 신상까지 공개되며 민원에 시달린 공무원이 숨진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민원을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달 말 SNS에 '긴급 민원 액션 요청'이라며 공무원 2명을 특정해 이름과 연락처를 공개했다.

포털사이트에서 '긴급 민원 액션 요청'이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유명 동물보호단체도 특정 공무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공개하며 '좌표 찍기'를 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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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물보호단체가 SNS에 '좌표 찍기'를 한 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온라인 상에 신상까지 공개되며 민원에 시달린 공무원이 숨진 가운데, 동물보호단체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민원을 넣어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와중에 또 공무원 실명까고 좌표 찍는 단체'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 동물보호단체는 지난달 말 SNS에 '긴급 민원 액션 요청'이라며 공무원 2명을 특정해 이름과 연락처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재개발 현장의 길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철거 지역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이동 통로를 설치하고 계류 공간을 마련하라'는 내용으로 민원을 넣으라고 독려했다.

민원을 넣을 곳을 이른바 '좌표 찍기'한 것이다.

이 SNS 게시물에는 "기재된 번호로 전화하면 되냐", "어제 시청과 구청에 모두 민원 넣었다", "제발 많은 분이 민원 넣어주길" 등 댓글이 달렸다.

이같은 '좌표 찍기'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자 현재는 공무원의 실명을 삭제한 상태다. 다만 현재도 연락처와 민원 내용은 그대로 남겨두고 "(시청, 구청이) 액션을 취하도록 함께 행동해주세요", "강력히 요청하라"라며 여전히 항의성 민원을 유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여기가 또 사람죽이려고 신상터는 곳인가요", "고양이 살리자고 사람 죽이겠네", "동물 보호도 좋지만 공무원도 좀 보호하자", "취지는 알겠지만 이건 좀" 등의 비판을 했다.

유명 동물보호단체가 '민원에 동참해 달라'며 '좌표 찍기'를 한 글

동물보호단체의 이같은 운동 방식은 이곳만의 문제는 아니다. 포털사이트에서 '긴급 민원 액션 요청'이라는 단어로 검색해보면, 유명 동물보호단체도 특정 공무원의 이름과 연락처를 공개하며 '좌표 찍기'를 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오후 4시10분쯤 인천시 서구에 주차된 차 안에서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극단 선택 정황이 남아 있었다. A 씨는 일반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뒤 2022년 9월 임용된 새내기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도로 파임) 보수 공사와 관련해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온라인 카페에 한 누리꾼이 A 씨의 실명과 소속 부서, 직통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라고 적시하자,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온라인 카페에서는 '집에서 쉬고 있을 이 사람 멱살 잡고 싶네요', '정신 나갔네요. 2차로를 막다니', '참 정신 나간 공무원이네' 등 A 씨를 성토하는 글이 잇따랐다. 심지어 A 씨의 전화번호까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항의성 민원 전화가 계속해 걸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시는 "유가족, 공무원 노조와 함께 강력한 법적 대응을 위한 진상조사 및 경찰 고발을 추진하겠다"면서 "공무원 민원 대응 매뉴얼을 보강하고 종합대책 마련 및 중앙정부 건의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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