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이명박 살린 박근혜처럼…한동훈, 윤석열정권 구세주 될까

손일선 기자(isson@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3. 10. 19: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대 총선 판세와 결과 분석
박근혜 비대위 띄운 19대총선
MB심판론 잠재워 전세 역전
與, 한동훈 등판효과에 기대
새누리, 옥새파동 갈등 여파
20대총선서 야당에 1당 내줘
민주, 반면교사 삼아 수습 총력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사진 = 매경DB]
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선거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다수당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총선 판세가 확 바뀌었다. 누구도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야당 우세로 기울었던 판세가 팽팽해졌고 오히려 여당의 승리를 점치는 전망이 늘어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번 총선의 핵심 키워드는 ‘정권 심판론’이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월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51%에 달했다. ‘정부 지원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5%였다. 이른바 ‘정권 심판론’이 16%포인트나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 3월 5∼7일 조사에서는 판이 뒤집어졌다.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39%, ‘민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35%로 각각 집계됐다. 정권심판론이 잦아들고 정부지원론이 힘을 받으면서 어느 쪽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이 한 달여를 앞두고 다시 원점에 섰다고 진단했다. 남은 한달간 어떤 바람이 불고 어떤 변수가 새롭게 등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12년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에서 올해 총선 결과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먼저 여당 내부의 권력관계 측면에서 19대 총선은 이번 22대 총선에 시사점을 준다.

19대 총선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각각 29%, 28%(한국갤럽 조사 기준)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선거가 다가올수록 민주통합당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정권심판론으로 이어지면서 야당에 유리한 구도가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어보니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그쳤다. 사후적 분석을 통해 새누리당의 예상 밖 대승의 원인으로 ‘박근혜 리더십’이 꼽혔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로 쪼개져 있었다. 이 때문에 언론들은 여야 간 경쟁보다 여당 내 갈등에 더 주목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 내부의 야당 역할을 수행했다”며 “유권자들이 박근혜 비대위 체제의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해도 정권 심판의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 이유다.

이는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와 부분적으로 오버랩된다. 한 위원장의 등장으로 인해 당초 ‘윤석열 대 이재명’의 총선 구도가 ‘한동훈 대 이재명’으로 바뀌면서 정권 심판론이 종전보다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 등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일부 희석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공천갈등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지난 20대 총선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20대 총선은 19대 총선과 달리 여당인 새누리당의 압승을 점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실제 선거 한 달 전 여론조사에서도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도가 야당인 민주당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하지만 선거 결과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123석)에 결국 원내 1당을 내줬다. 야권 분열에도 여당이 승리하지 못한 충격적 패배였다.

당시 여당이 무기력하게 패배한 것은 당내 계파 갈등에 따른 내부 분열 때문이다. 당시 친박과 비박 사이의 갈등이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 등으로 실시간 생중계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개입에 대한 비판까지 제기되면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비명계와 친명계 갈등은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온 원인으로 꼽힌다. 야당 내부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권 심판론의 호소력이 떨어졌고 중도층 표심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최근 민주당 내 계파간 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민주당 공천갈등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옥새파동처럼 선거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