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컬처] 반복적 붓질로 추상화면 표출…회화 본질 탐구하는 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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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온 신민주(55) 작가가 3년 만에 개인전 '아리아드네의 실'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아리아드네의 실'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한 에피소드와 제목을 같이 한 것이다.
작가는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쉽게 풀어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인간이 갖고 있는 무수한 스펙트럼들이 책에 다 있는데 특히 서문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소개글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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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질'이라는 근원적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온 신민주(55) 작가가 3년 만에 개인전 '아리아드네의 실'을 선보인다. PKM 갤러리에서 지난 6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비로운 이야기와 접목된 생동감 있는 회화 신작 19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일상 속 시시각각 마주하는 감각·이미지들을 붓질로 그려내고 팽팽한 스퀴지로 힘있게 밀어내며 그리기와 지우기를 반복한다. 그는 "캔버스와 물감과 붓이라는 한정된 재료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있겠냐"며 "가능성을 꿈꾸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작업들을 솔직하고 성실하게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퀴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작가는 "즉흥성이나 감각을 믿고 용맹하게 작업해 나오는 결과물을 선호한다"며 "스퀴지로 밀어냈을 때 그 밑에 있는 것들이 프로타주처럼 드러나는데, 하다보면 작품이 약간씩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개의 작품들도 운명이 있는 것 같다"며 "아무리 해도 안 되겠다 싶으면 손을 떼고, 더 살릴 부분이 있으면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 한 사람이 했는데도 결과물이 다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가는 "색감을 탐닉하는 것처럼 작가가 누릴 수 있는 사치는 없다"며 "저는 색을 가리지 않고 아주 자유롭게 취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 "통제를 벗어난 우연적 효과가 빚어내는 것들이 더 재밌어서 색을 섞지 않는다"며 "우연이라는 요소가 허락된다면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전시 '아리아드네의 실'은 그리스·로마 신화의 한 에피소드와 제목을 같이 한 것이다. 크레타 왕국이 바치는 인간 제물을 잡아먹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자 스스로 미궁을 향했던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에게 크레타 왕국의 공주였던 아리아드네가 간절히 건넸던 실타래에서 착안했다.
작가는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이윤기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쉽게 풀어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며 "인간이 갖고 있는 무수한 스펙트럼들이 책에 다 있는데 특히 서문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소개글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도 실타래 같은 도구가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했다"며 "'나에겐 나를 변질시키지 않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했던 요소가 그림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제목을 '아리아드네의 실'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또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분위기의 그림들이 쌓이는데 그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어떤 요소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작품들만 추려서 명명 하고 전시를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대표작 '그날 새벽, 트로이', '그날 밤, 트로이3', '그날 밤, 트로이2'는 트로이를 향한 아킬레우스의 복수심과 오디세우스의 불타는 목마를 마치 관람자의 목전에 두는 듯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운다. 불길과 연기가 치솟아 붉고 뿌옇게 번지듯 발하는 작가의 거친 붓질과 스퀴징의 흔적은 이내 제목에서 연상되는 신비로운 이야기와 얽혀 보는 이의 상상과 집중을 높인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제목을 보고 힌트를 받아서 상상력을 동원하면 막막한 추상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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