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D-30] 친윤·친명 대거 무혈입성… 약속한 `혁신·공정` 공천은 뒷전

김세희 2024. 3. 1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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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검찰·대통령실 출신 무리한 공천 없었지만 친윤 건재
野, 비명횡사 공천탓 다수 당 떠나… 갈등 진화 최대 과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달 26일 강원 원주 중앙시장을 방문해 박정하·김완섭 후보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총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공천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목표로 삼았던 '혁신'과 '공정'은 멀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당초 우려했던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관계자)',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들의 무리한 공천은 없었지만, 친윤(친윤석열)계는 건재를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비명(비이재명)횡사 친명(친이재명)건재'다. 각 정당에서 나타나는 이런 문제는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친윤·현역 건재= 열린국회정보에 따르면, 국민의힘 3선 이상 중진 의원은 32명으로 3선 16명, 4선 9명, 5선 7명이다. 이들 가운데 26명이 본선행을 확정했다. 특히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정진석(5선)의원과 권성동·권영세·김기현( 이상 4선)의원은 각각 6선, 5선 고지를 눈앞에 두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민(5선) 의원과 김영주(4선)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중진 중 공천에서 탈락한 건 김영선(5선)·이채익(3선)의원 둘 뿐이다. 자발적으로 불출마 한 의원도 장제원(3선, 부산사상)·이명수(4선)·홍문표 의원(4선) 3명 뿐이다. 한기호 의원(3선,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군)은 경선을 치르고 있다.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출마로 인한 '15% 감산 불이익(패널티)'이나 현역의원 평가 하위 30% 감산 적용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이다.

초·재선 급에서도 친윤계 다수가 무혈입성에 성공했다. 윤한홍(재선)·배현진(초선)·박수영(초선) 의원 등은 무난히 단수 공천을 받았다. 대통령실 출신도 적지 않았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전희경 전 정무 1비서관,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도 본선에 진출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과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은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40년 지기인 석동현 전 검사장 정도만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비명횡사·친명건재= 민주당 3선 이상 의원은 모두 35명으로 3선 21명, 4선 10명, 5선 3명, 6선 1명이다. 이들 가운데 친명은 김민석·남인순·박범계·박홍근·서영교·이학영·정청래·홍익표(이상 3선)의원, 안규백·정성호(이상 4선) 의원, 조정식 의원(5선) 등 11명이 무난히 본선에 진출했다. 이들 가운데 경선을 치른 인사는 남 의원 뿐이다. 컷오프를 당한 의원은 2명(변재일 5선, 안민석 4선) 뿐이다.

비명계 의원은 민홍철·윤후덕·이개호·진선미·한정애(이상 3선) 의원과 윤호중·이인영 의원(이상 4선)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나머지 박광온·유기홍·전혜숙(이상 3선) 의원은 경선에서 친명 원외 인사에게 밀려 탈락했고, 노웅래·홍영표 의원(이상 4선)은 컷오프됐다.

앞으로 탈락할 비명계 의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두고 친명 지도부와 계속 대립을 이어오다가 탈당한 이원욱(3선)·이상민 의원과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평가에 탈당한 김영주(4선)·설훈(5선)의원도 실질적으로 공천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는 친문(친문재인)계 도종환·전해철(이상 3선) 의원과 친노(친노무현) 김경협 의원(3선)도 이같은 기류에 경선 통과가 불투명하다.

초·재선 의원중에서도 친명계가 무난히 공천을 통과한 것이 확인된다. 특히 장경태 최고위원(초선)과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초선), 강선우 대변인(초선), 김윤덕 조직 사무부총장(재선), 박찬대 최고위원(재선) 등은 단수 공천됐다.이 대표는 국회에서 4·10 총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당원이 적극 참여한 혁신 공천으로 사상 최대 폭의 세대 교체, 인물 교체를 끌어냈다"며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춘 혁신 공천으로 공천 혁명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민주당 공천 잡음과 관련해선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맞추려면 생살을 도려내고 환골탈태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며 "옥동자를 낳으려면 진통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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