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ELS 민원 1월만 1711건… 작년 전체 건수 웃돌아
작년 4분기부터 민원 대폭 증가
민원 중 소송제기도 최대 10배↑
ELS 배상안 발표 후엔 더 늘듯
은행들 로펌 손잡고 리스크 대비
지난해 4·4분기부터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민원이 대폭 늘면서 은행권 전체 민원이 전분기 대비 34%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H지수 판매잔액이 많은 은행들에서는 민원이 소송 제기로 이어진 사례가 1년 새 5~10배 늘었다. 특히 H지수 ELS 관련 지난 1월 한 달 동안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이 2023년 전체 민원 건수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H지수 ELS 관련 책임분담기준안 발표를 기점으로 투자자들의 민원·소송 제기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대형 로펌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사법 리스크' 대비에 나섰다.
1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은행 및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418건으로 전분기(313건)에 비해 33.55% 늘었다. 자체민원이 168건, 대외민원이 250건으로 나타났다.
민원 유형별로 보면 △여신(164건) △ELS 등이 포함된 기타(137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신 민원은 73건, 신용카드 및 외환업무 관련 민원은 각 31건, 13건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민원발생 건수가 많았다. KB국민은행의 민원 건수는 92건으로 전분기(45건) 대비 104.44% 늘었다. 고객 10만명당 민원발생 건수도 0.13건에서 0.27건으로 높아졌다. 우리은행이 75건이었고 △신한은행 59건 △NH농협은행 58건 △하나은행 56건이 뒤를 이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H지수 주가연계신탁(ELT) 관련 민원 중 분쟁접수된 건을 제외했지만, 대외민원 건수가 30건으로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다. H지수 ELS를 1조원 이상 판매한 SC제일은행은 관련 분쟁민원이 41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시중은행 고객 10만명당 민원발생 건수는 우리은행이 0.29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0.27건), 하나은행(0.23건), 신한(0.22건), 농협(0.17건) 순이었다.
은행 민원이 증가한 건 2022년 4·4분기 이후 1년 만이다. 통상적으로 은행 민원은 4·4분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2022년 4·4분기(+27.93%)에 비해서도 지난해 4·4분기에 전분기 대비 증감률(+33.55%)이 컸다.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관련 민원이 늘어난 데다, H지수 ELS 손실이라는 '새 변수'가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들어서도 H지수 ELS 관련 민원은 '폭증' 수준이다.
실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H지수 ELS 관련 금감원에 접수된 민원은 1711건으로 2023년 한 해 H지수 ELS 관련 전체 민원 건수(1034건)의 1.65배 수준이었다.
특히 민원 중에서도 소송을 시작하는 '금감원 분쟁조정중 소 제기' 건수가 지난 1년간 가파르게 늘어났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은행 민원분쟁 소 제기 건수는 514건(중복 제외) △농협은행 397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국민은행 민원분쟁 소 제기 건수가 57건(중복제외), 농협은행이 82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10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67건에서 199건으로, SC제일은행의 경우 11건에서 57건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34건에서 42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ELS 판매금이 작은 우리은행의 민원분쟁 소 제기 건수는 2022년 49건(중복제외)에서 지난해 17건으로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은행에서도 대형 로펌과 손잡고 '법적 분쟁' 대비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김앤장·화우, 신한은행은 화우와 계약을 맺고 법적 분쟁에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율촌·세종, 농협은행에서는 세종·광장에서 컨설팅 등을 받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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