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유대교 초정통파 병역 면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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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교파의 하나인 하레디(Haredi)는 통상 초정통 유대교파로 번역된다.
그렇게 하레디파는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에게 독자적인 전통문화 보호를 약속했다.
문제는 정부의 약속에 하레디파의 예시바(유대교 전통교육기관) 학생에 대한 징집 면제가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하레디파에선 "군에 가면 전통문화와 관습을 지키기 어렵다"며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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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 교파의 하나인 하레디(Haredi)는 통상 초정통 유대교파로 번역된다. 근대 세속주의 문명을 거부하고 전통문화와 관습을 지키는 폐쇄적인 공동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애초 이들은 대체로 팔레스타인에 유대나라를 건설하자는 시오니즘 운동에 부정적이었다. 먼저 메시아의 출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그들의 종교적 신념이었다. 또 시오니즘의 세속주의 국가는 자신들이 구상하는 종교적 공동체로서의 유대국가와 어긋난다고 여겼다.
이런 상황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을 계기로 달라진다. 우선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나치의 홀로코스트로 초토화된 유럽의 하레디 공동체엔 안전한 삶터가 필요했다. 갓 태어난 이스라엘은 가능한 한 많은 국외 유대인을 끌어들이는 게 국가 과제였다.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하레디파는 이스라엘로 이주했고,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에게 독자적인 전통문화 보호를 약속했다.
문제는 정부의 약속에 하레디파의 예시바(유대교 전통교육기관) 학생에 대한 징집 면제가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예시바는 징집 해제 나이 넘어서까지 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하레디파 남자는 거의 모두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특혜는 여성도 징집 대상인 나라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전쟁이 일상화하다시피 한 나라여서, 병력자원 확보, 공평한 병역 부담에 매우 민감하다. 따라서 하레디파의 병역 면제는 늘 논란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1948년 4만명이었던 하레디파 인구가 크게 늘어 이제 전체 인구의 13%에 이르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하레디파에선 “군에 가면 전통문화와 관습을 지키기 어렵다”며 반발해왔다. 전통 유대경전 공부가 유대 정체성을 지키는 또 다른 전선이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결국 사법부가 나서 국민 평등권,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개정을 몇차례 주문했고,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위원회를 꾸려 개정 방안을 검토하고 제안했다. 그러나 몇가지 곁가지 변화 말고는 큰 틀에서 하레디파의 군 면제 특혜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선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이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특히 얼마 전 정부가 병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의무복무 기간을 32개월에서 36개월로 늘리고 예비군 복무 나이도 5년 더 연장하자는 제안을 하자, 하레디의 병역 특혜부터 없애라는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과연 이번엔 변화가 일어날까.
박병수 국제부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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