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만 음식값 줄였다…과일·채소 급등의 서글픔

안태호 기자 2024. 3.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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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과일 등 식료품값 급등에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값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 여전한데다 앞으로도 쉽게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국책연구원에서 나왔다.

모든 분위에 속한 가구의 식료품 지출이 같은 기간 증가한데다, 명목 가격 자체가 상승한 점을 염두에 두면 식료품 가격 급등 부담이 저소득 가구에 심각한 수준으로 작용했다는 걸 뜻한다.

지난해 4분기 식료품 물가는 6.6%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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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소득 하위 20% 식료품 지출 1.6%↓
다른 분위 가구들은 지출 늘어…명목 가격 상승 영향
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지난달 사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1.0% 급등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과일 등 식료품값 급등에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값 상승세는 올해 들어서 여전한데다 앞으로도 쉽게 내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국책연구원에서 나왔다.

10일 한겨레가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조사와 가계동향 조사를 살펴보니,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가구(1분위·전국 1인 이상 가구 기준)의 월평균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이하 식료품) 지출액은 한해 전보다 1.6% 감소한 약 27만원이었다. 모든 분위에 속한 가구의 식료품 지출이 같은 기간 증가한데다, 명목 가격 자체가 상승한 점을 염두에 두면 식료품 가격 급등 부담이 저소득 가구에 심각한 수준으로 작용했다는 걸 뜻한다. 특히 가구주가 취업하지 않은 1분위 가구의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식료품 지출액은 5.9% 급감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식료품 지출에 허리띠를 바짝 줄였다는 뜻이다. 지난해 4분기 식료품 물가는 6.6% 급등했다.

이런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질 공산이 높다. 식료품 물가는 지난 1, 2월 각각 5.9%, 6.9% 상승했다. 특히 식료품 물가를 끌어올린 과일과 채소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펴낸 ‘농업관측 3월호’를 보면, 이달 토마토·딸기·참외는 물론 호박·오이 등 주요 과일·채소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크게 비쌀 공산이 크다. 구체적으로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값(도매가 기준)은 각각 49.3%, 11.2% 오르고, 딸기와 참외도 17.7%, 5.1%씩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농경연은 “일조시간 부족, 생산비 증가, 농가 고령화 등으로 인해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농경연은 대파가 50.5%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채소류 가격 상승세도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안태호 유선희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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