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 북한 개입’ 후보를 “다양성”이라 하는 국민의힘

한겨레 2024. 3.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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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남에서 총선 공천을 확정한 도태우 변호사의 과거 '5·18 북한 개입설' 발언 논란이 이어진다.

도 변호사 발언도 문제지만, 이런 후보를 걸러내기는커녕 "다양성"이라며 옹호하는 듯한 국민의힘의 태도가 더욱 문제다.

도 변호사는 2019년 2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대해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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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국민의힘 대구 중·남 후보인 도태우 변호사가 2019년 2월 유튜브 방송에서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대구 중·남에서 총선 공천을 확정한 도태우 변호사의 과거 ‘5·18 북한 개입설’ 발언 논란이 이어진다. 도 변호사는 지난 9일 “정제되지 못한 개인 발언들”이라며 사과했다. 도 변호사 발언도 문제지만, 이런 후보를 걸러내기는커녕 “다양성”이라며 옹호하는 듯한 국민의힘의 태도가 더욱 문제다.

도 변호사는 2019년 2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5·18에 대해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또 “5·18을 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허구적 신화에 가깝다”, “총 사망자 수 3분의 1은 애초부터 계엄군과 아무 상관 없다”고도 했다. 또 그해 1월 공개강좌에선 “체제 부정적인 흐름이 북과 단 하나의 연결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8일 이런 발언에 대해 “(공천 심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했다”며 “우리는 발언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당이다.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했다. 이런 발언에 문제가 없다면, 어느 정도까지 발언해야 문제가 된단 말인가.

같은 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끊고서 “5·18에 대한 생각은, 취임 이후 1월 광주 5·18 묘역에서 했던 말 그대로”라며 “우리 당 입장은 명확하다”고만 말했다. 무엇이 명확하단 말인가. 한 위원장은 어렵고 불리한 질문엔 늘 이런 식으로 답을 피하거나, 적반하장식으로 질문자를 윽박지르려 하는 게 습관이다. 국민 앞에 매우 무례하고 오만한 처사다. 한 위원장은 당시 광주에서 “5월 정신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신”, “헌법 전문 5·18 정신 수록에 적극 찬성한다”고 했다. 도 변호사 말과 한 위원장 말이 어떻게 한 울타리에 “다양성”이라며 함께할 수 있는가.

국민의힘은 지난 1월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5·18은 디제이(DJ) 세력과 북이 주도한 내란”이란 인쇄물을 시의원들에게 배포한 게 문제가 되자, 곧바로 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논의했다. 당시 한 위원장은 “국민들이 전혀 공감하지 않는 극단적 혐오의 언행을 하는 분들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다”고 했다. 도 변호사 말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발언이라 생각하는가, 도 변호사 자리는 어떻게 국민의힘에 있을 수 있는가.

국민의힘은 도 변호사의 공천을 철회하고, 국민 앞에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게 못 하겠다면, 국민의힘은 필요할 때만 꺼내드는 ‘5·18 정신’을 더 이상 입에 올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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