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산품 ‘가락쌀’ 소비하자는 강서구, 정작 구내식당은 다른 쌀

정지윤 기자 2024. 3. 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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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가 자랑하는 특산품 '가락쌀'이 신도시 개발 등의 여파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부산 강서구는 올해 예산 5000만 원을 투입해 가락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촉진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게다가 소비 촉진책을 편다는 강서구조차도 구내식당은 가락쌀을 쓰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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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예산 5000만 원 들여 소비 촉진
10년 전 비해 재배면적, 판매수익 급감
현장선 가락쌀 외면에 계약 지지 부진
구 구내식당조차도 다른 쌀 이용
구의회 "내실있는 가락쌀 지원 촉구"

부산 강서구가 자랑하는 특산품 ‘가락쌀’이 신도시 개발 등의 여파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강서구는 단체급식 때 가락쌀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작 구의 구내식당에서조차 가락쌀을 쓰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농민이 크게 실망한다.

부산 강서구의 특산품인 가락쌀이 지난 8일 강서구 가락농협종합미곡처리장에 쌓여 있다. 김동하 기자


부산 강서구는 올해 예산 5000만 원을 투입해 가락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촉진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가락농협 등이 부산 관내 학교와 관공서와 가락쌀 납품 계약을 맺으면 20㎏당 최대 5000원까지 구가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금은 정부관리양곡 판매가(5만4180원)에서 실제 판매 가격을 뺀 차액이다. 이를 통해 생산자 단체는 정부관리양곡 판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락쌀을 팔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학교·관공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쌀을 확보할 수 있다.

가락쌀은 강서구 일대에서 재배하는 쌀로 김해평야 곡창지대서 키워 영양분이 풍부한 게 특징이다. 일반 쌀을 도정하면 쌀 영양분의 60% 이상이 들어있는 쌀눈이 잘 떨어지지만, 가락쌀은 쌀눈이 고스란히 붙어있기 때문이다. 밥을 지으면 특유의 노란빛과 함께 윤기와 찰기가 돌아 맛이 좋은 쌀로 꼽힌다.

그러나 가락쌀은 명지국제신도시와 에코델타시티 개발 등에 밀려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이 여파로 강서구 쌀 재배면적은 지난해 2170㏊로 10년 전인 2013년(3214㏊)에 비해 32% 줄었다. 매출액도 지난해 52억4800만 원으로, 2013년(74억6600만 원)에 비해 30% 감소했다. 가락쌀 재배 농민 A 씨는 “땅이 있는 농민은 비닐하우스를 지어 토마토를 재배하고, 땅이 없는 농민은 남는 게 없다면서 떠나는 실정”이라고 한숨 쉬었다.

가락농협은 학교와 관공서 협조가 쉽지 않아 가락쌀의 공급 계약 1건을 따내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올들어 가락쌀을 공급받겠다고 한 부산지역 학교는 22곳(2만2860㎏)에 그친다. 학교 측은 공공입찰로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데, 쌀만 수의계약으로 구매 방식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락농협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 정식 공문을 보내고 일일이 방문해 가락쌀의 장점을 설명하려 해도 잡상인 취급하며 얘기조차 잘 듣지 않는 분위기라 속상하다”며 “부산 유일의 미곡종합처리장까지 갖춘 곳인데, 가락쌀이 팔리지가 않으니 창고에 쌀포대가 넘쳐난다”고 말했다.

게다가 소비 촉진책을 편다는 강서구조차도 구내식당은 가락쌀을 쓰지 않는 걸로 나타났다. 강서구의회 김정용 의원은 “농협에서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가락쌀 납품을 부탁했지만, 구내식당은 여전히 다른지역 쌀을 쓴다. 구가 가락쌀을 안 쓰면서 말로만 소비 촉진을 돕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내식당을 위탁운영하는 지역자활센터와 논의해서 올해 중으로 구내식당에 가락쌀을 쓰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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