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번 타자 채은성?” 엉망진창 티빙 중계에, 야구팬 부글부글
한국프로야구(KBO) 뉴미디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CJ ENM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TVING)이 9일 시범 경기를 첫 중계한 가운데, 야구 팬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서비스 이용이 불편하고, 자막 오류가 여러 차례 반복돼 경기의 몰입이 깨졌다는 지적이다. KBO 메인 스폰서 기업명을 가리기도 했다.
지난 9일 프로야구 시범 경기가 끝나고 야구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목소리가 다수 올라왔다. 야구 팬들의 불만이 컸던 건,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이다.
작년까지 무료로 제공됐던 네이버 야구 영상은 경기 진행 도중에도 이닝별 주요 장면이 실시간으로 편집돼 올라왔다. 경기 종료 후에도 거의 30~40분 이내로 풀영상과 깔끔하게 편집된 하이라이트 영상이 올라왔다.그런데 티빙은 2024 프로야구 시범 경기 첫날 하이라이트 영상을 경기가 종료된 지 수시간 후에야 올렸다. 이날 오후 1시에 시작한 시범 경기는 오후 4시쯤 끝이 났는데, 서너시간이 지난 뒤 전체 영상이 올라온 것이다.
경기 주요 장면을 보여주는 하이라이트 제목 영상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닝별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나누거나, 드라마처럼 1화, 2화, 3화 같이 번호를 붙여 영상을 올린 것이다. ‘ooo의 호수비 모음’ 처럼 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장면 및 선수 활약상을 보여준 것과는 다른 방식이었다.
정우영 SBS스포츠 캐스터는 10일 인스타그램에서 “작년에도 티빙은 프로야구를 방송했는데 시즌 초에 잠깐 몇 번 봤다가 다시 포털로 돌아갔던 이유가 검색이 불편해서였다”며 “그런데 이제 디지털, 뉴미디어 독점사가 됐음에도 이 점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정우영 캐스터는 “스포츠에서는 생중계 스트리밍이 중요하겠지만 다시 볼 수 있는 가공영상도 그만큼이나 중요하다”며 “포털에서 파인플레이 영상이 밤새 수십만, 수백만 회씩 다시보기로 재생되는 것을 생각해보면 다시 볼 수 있는 영상들과 그걸 찾을 수 있는 방법도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프로야구 규칙이나 용어를 잘 모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자막 오류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주자가 무사히 안착한 상황을 세이프(SAFE)라고 하는데, 티빙은 이를 세이브(SAVE)라고 여러 번 적었다. 세이브는 마무리 투수가 승리를 지켰을 때 쓰는 용어다.
‘22번 타자 채은성’ 처럼 등 번호로 타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야구에선 잘 사용되지 않는 표현이다. 야구에는 통상 타순으로 타자를 칭한다. 예컨대 전 롯데자이언츠 선수 이대호는 등 번호 10번을 달고 뛰었지만, ‘10번 타자 이대호’ 보단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더 익숙한 이유다.
이외에도 SSG랜더스 선수 에레디아를 ‘에레디야’로 잘못 표기하거나, KBO 리그 타이틀 메인 스폰서인 신한은행을 흐리게 처리해 가리고, 그 위에 티빙 로고를 노출시키기도 했다. 중계 화면과 소리의 싱크가 안 맞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유료화 중계이면 무료 중계보다 더 나아야 하는 것 아닌가” “속 터진다” “야구를 144부작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하나 보다” “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블러 처리한 건 처음 본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자막을 단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앞서 CJ ENM은 1350억원을 들여 프로야구 온라인 중계권을 샀다. 야구 팬들은 그동안 포털사이트에서 야구 무료 중계를 볼 수 있었지만, 오는 5월부터는 오직 티빙 유료 가입을 통해 온라인 시청을 해야 한다. 실시간 중계를 보려면 매달 최소 5500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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