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데 5선발 후보 꼽은 이유 있네…'막강' LG 타선 상대로 3이닝 무실점, 위기 탈출하고 'KKKKK' 탈삼진쇼 [MD수원]

수원=김건호 기자 2024. 3. 1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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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원상현./수원=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어떡하지 생각했는데…"

원상현(KT 위즈)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원상현은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KT에 입단한 '루키'다. 이날 경기는 원상현의 첫 시범경기 등판이었다.

긴장을 많이 한 탓일까. 시작은 불안했다. 박해민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홍창기에게 2루타, 김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문보경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박동원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2회에도 위기가 있었다. 문성주와 이재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무사 1, 2루가 됐다. 그러나 다시 한번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구본혁을 삼진,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 홍창기를 2루수 땅볼로 잡았다.

3회에는 수비의 도움을 받았다. 김현수가 좌익수와 3루수 사이로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었고 2루까지 질주했다. 하지만 공을 잡은 황재균이 2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김현수를 잡았다. 이후 오지환과 문보경을 상대로 삼진을 솎아냈다.

KT는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6회와 7회 1실점씩하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7회말 문상철이 다시 앞서가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고 이후 리드를 지키며 전날(9일) 패배를 설욕했다.

KT 위즈 원상현./KT 위즈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 원상현이 프로 첫 등판을 하며 초반 긴장한 모습을 보였는데, 투구를 거듭할수록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 앞으로 등판에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원상현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많이 떨렸다. 숙소에서 경기장까지 걸어올 때도 '어떡하지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진짜 시작이구나'해서 긴장도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초반에는 공을 자신감 있게 때려야 되는데, 계속 풀렸다.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차분하게 던진다는 생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며 "3회 때부터 긴장이 풀렸다. LG 타선이 정말 두려운 타선이고 말도 안 되는 선배님들이지만, 저는 제 변화구에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이날 원상현은 총 47개의 공을 던졌다. 포심패스트볼(28구)-슬라이더(10구)-커브(9구)를 섞었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h가 나왔다. 포심패스트볼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며 위기를 탈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상현은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는 커브다. 최근에 이강철 감독님께서 슬라이더 그립을 알려주셨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던 것 같다"며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았을 때) 너무 좋았다. 항상 텔레비전이나 게임에서 보던 선배님을 상대로 직접 삼진을 잡아 엄청 좋았다"고 밝혔다.

원상현은 가장 힘들었던 타자로 김현수를 꼽았다. 그는 "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리면 없어질 것 같은데, 컨택 능력도 좋으시다. 제가 아무리 잘 던져도 무조건 공을 맞혀서 안타를 때리신다. 그런 부분을 보며 아직 멀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KT 위즈 원상현./KT 위즈

전날 양 팀의 맞대결에 7537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날도 7304명의 팬이 KT위즈파크를 찾아와 열기를 뜨겁게 만들었다. 원상현은 "경기장을 거의 다 채울 만큼 많은 분이 오셔서 정말 감사드렸다. 그런 만큼 긴장도 엄청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날 원상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장성우는 전날 경기 중 원상현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원상현은 "장성우 선배님이 어제 경기 도중에 더그아웃에서 저에게 20분 동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 장점과 단점, 그리고 내일 어떻게 해보라고 말했다"며 "오늘 초반에 제구가 안 돼 '큰일났다' 생각했는데, 장성우 선배님이 변화구 제구가 좋고 포심패스트볼도 너무 힘으로 던지지 말라고 하셨다. 좌우보다 높낮이를 생각해 던지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원상현은 이번 시즌 KT의 5선발 후보다. 이강철 감독은 원상현과 김민을 붙여서 기용할 계획이다. 6월 소형준이 돌아올 때까지 원상현이 그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이제 정규시즌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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