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굿둑 열자] 부남호, 해수 유통으로 회복 속도↑
지역사회 어민·농민도 반겨
충남도는 부남호를 중심으로 '생태복원 국가사업화'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물길과 뱃길을 열어 갯벌과 '기수역(담수와 해수가 섞여 있는 지역)' 등을 되살려 자연과 공존하는 연안과 담수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도에 따르면 서산시·태안군에 걸쳐있는 서산간척지 B지구(부남호, 5783㏊)는 지난 1982년 최종물막이공사를 완료한 뒤 1995년 매립을 준공했다. 방조제는 1228미터, 배수갑문 4련, 제염암거 6련, 양수장 4개, 배수장 5개, 용수로 137.9㎞, 배수로 130.1㎞ 등을 갖추고 있다. 담수호(1560㏊)의 총저수량은 8442만 t(유효저수량 2316만 t), 몽리구역은 3745㏊에 달한다.
부남호는 해수유통을 차단하자 농업용수로 활용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질이 '매우 나쁨'으로 악화해 악취까지 풍기는 실정이다. 천수만은 장마철 등에 담수를 방류하면 오염물 퇴적과 해수 유동량·유속 감소로 해양수질이 나빠져 어장 피해는 물론 대하, 농어, 도미 등 다양한 어류의 서식지와 산란장을 위협하고 있다.
김현지 창리어촌계장은 "간척사업을 한 후 부남호 물이 많이 안 좋아졌다. 수문을 열어 고여놨던 물을 방류할 때마다 녹조 등 오폐수들이 흘러들어 바다에 붕어가 떠다니고 양식장은 어려움이 많다. 고기도 많이 죽고 바지락 같은 것도 많이 폐사한다"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 2019년 '부남호 하구복원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천수만 환경개선·생태복원을 통한 풍요로운 가치 창출'을 비전으로 삼아 △수질개선 △해수순환·환경관리 체계 구축 △생태복원, 건강성 회복 등을 추진전략으로 설정했다.
핵심은 부남호 수질개선과 생태복원을 위해 기존 제방에 수중암거(지하통수로)를 만들어 해수를 유통시키는 내용이다. 이밖에 △수문은 어선 등이 오갈 수 있는 통선문 설치 △농지에 대한 원활한 농업용수 확보와 해수 차단을 위한 제방 보강 △해수유통으로 복원한 갯벌은 체험장 등 관광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했다.
도는 앞선 2018년 충남연구원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에 맡겨 '갯벌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용역'을 진행해 해수유통이 해양생태계를 빠르게 회복시킨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1982~2011년 '연도교'로 해수유통을 차단했다가 2012년 이후 '연륙교(교량)'를 건설해 해수유통을 복원한 태안군 안면읍 황도리의 바다(갯벌) 4개 지점을 대상으로 수질, 해저퇴적물, 해양생물 등에 대한 문헌·현지조사를 병행했다.
그 결과를 보면, 바다는 연도교를 설치한 뒤 조류 흐름 감소와 뻘 퇴적으로 점차 '죽뻘(뻘갯벌)화'가 이뤄져 갯벌기능을 상실하는 등 어업활동을 배제하는 지역으로 변했다. 하지만 연륙교가 들어서면서 바닷물이 순환하자 갯벌 내 모래 함유량(남쪽기준 10.7%→44.5%)과 바지락 생산량(2009-2011년 연평균 133톤, 2012-2017년 연평균 194톤)이 대폭 증가했다. 바지락의 경우 갯벌 내 모래 함유량이 60∼80% 이상일 경우 밀집도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도 갯벌생태계가 변화해 패류 서식환경이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그동안 보이지 않던 감성돔과 농어가 낚인다고 증언했다.
지역사회는 반기는 분위기다.
김현지 창리어촌계장은 "천수만은 산란어장이라 모든 고기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때 당시는 돔 종류와 광어, 우럭 등이 많이 있었다. (간척사업에) 수온상승과 기상이변이 더해져 몇 년 전부터 우럭은 집단폐사 등으로 양식장에서 키우지 못해 지금은 고수온에 강한 대체어종으로 숭어를 양식한다"며 "해수유통을 해 생태복원을 하면 옛날 같은 좋은 환경이 다시 살아날 거로 본다. 미래를 봐 당연히 좋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홍석 경작연합회장도 "담수호에 슬러지가 많이 쌓여 수문을 열면 바다에서 가두리양식으로 고기를 키우는 어민들이 피해를 입는다. 농민들은 가뭄이 들면 염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역간척을 반대하지 않는다. 간척사업으로 수질이 악화하거나 생태계가 파괴되는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이어 "역간척을 하려면 공사 기간 어민들은 양식도 못 할뿐더러 낚시터 영업도 못하기 때문에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김현지)", "바닷물이 들어와도 농업용수를 확보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도가 주민들과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서홍석)"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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