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 지역구 39곳 …'복수혈전' 결과가 총선 승패 가른다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자경 기자(park.jakyung@mk.co.kr) 2024. 3. 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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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대결 지역 줄줄이 확정
서울 용산서 '0.7%P 승리'
권영세, 野강태웅과 승부
공주선 정진석 vs 박수현
20·21대 이어 세번째 격돌
3선 유의동 국힘 정책위의장
김현정과 선거구 옮겨 또 대결

5선 중진의 여당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수석이 세 번째로 격돌하는 곳. 충남 공주부여청양이다. 이번 총선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다시 승부를 펼친다. 현재까지 전적은 정 의원의 2전2승이지만 총선을 거듭할 때마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정 의원으로선 방심할 수 없다.

박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3.2%포인트, 21대 총선에서 2.2%포인트 차로 정 의원에게 석패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 의원이 승리하면 3전 전승이 되고, 여당이 다수당이 되면 국회의장까지 노려볼 수 있다. 박 후보가 이긴다면 '7전8기'급 당선 신화를 쓸 수 있다.

여야가 공천 작업을 마쳐 가는 가운데 '리턴매치' 지역구가 속속 확정되고 있다. 특히 총선 승패를 가를 수도권과 대표 '스윙보트' 지역인 충청권을 중심으로 여야 후보가 재대결을 펼치는 지역구가 몰려 있다. 4년 전 총선 당시 득표율 차가 3%포인트 미만이었던 접전지에서 펼쳐지는 '복수혈전'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10일 매일경제가 4년 전 21대 총선과 이번 22대 총선에서 같은 여야 후보가 맞붙는 지역구를 집계한 결과 총 39곳으로 나타났다. 서울 도봉을에서는 김선동 전 국민의힘 의원과 오기형 민주당 의원 간 세 번째 재대결이 예정돼 있다. 지난 두 차례 선거에서의 전적은 1승1패로 두 후보가 번갈아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8년 전 20대 총선에서 오 의원을 7.3%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오 의원이 김 전 의원을 7.4%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금배지를 달았다. 지역주민이 두 전현직 의원에게 지역구를 한 번씩 맡겨본 만큼 이번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장진영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현역인 김병기 의원은 서울 동작갑에서 다시 진검승부를 벌인다. 장 전 위원장은 지난 총선에서 김 의원에게 12%포인트 넘는 큰 격차로 패배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3자 대결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의힘에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지역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전 전 수석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동작갑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전 전 수석의 출마로 민주당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2020년 총선에서 간발의 차로 석패했던 후보들이 재도전에 나서는 리턴매치 접전지도 6곳에 달한다. 서울 용산, 인천 중강화옹진, 충북 증평진천음성, 충남 천안갑 등 대체로 수도권과 충청권에 몰려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용산에서 강태웅 민주당 후보와 재대결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권 의원이 강 후보를 단 0.7%포인트 차로 이겼다. 서울에서 가장 작은 득표율 격차였다. 당시 정연욱 정의당 후보의 출마로 진보 표심이 분산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인천 중강화옹진에서는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과 조택상 민주당 후보가 다시 맞붙는다. 지난 총선에서는 배 의원이 조 후보를 2.6%포인트 차로 이겼다. 인천 동미추홀을에서는 4년 전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남영희 민주당 후보가 재격돌한다. 윤 의원은 남 후보를 단 0.15%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됐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의원과 남 후보,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3자 대결을 펼친 결과였다.

충남 천안갑에서는 문진석 민주당 의원이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의 재도전을 받는다. 21대 총선에서는 문 의원이 신 후보를 단 1.4%포인트 차로 이겼다. 천안갑은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가 3선을 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지난 총선에서 대결했던 후보가 지역구를 옮겨 다시 승부에 나선 곳도 눈길을 끈다. 3선인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김현정 민주당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신설된 경기 평택병에서 맞붙는다. 지난 총선에서는 유 정책위의장이 평택을에서 김 후보를 1.6%포인트 차로 이겼다. 유 정책위의장이 지역구를 옮기면서 상대적으로 불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보 강세 지역인 비전1동과 동삭동이 기존 평택갑에서 평택병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리턴매치 지역구 외에 21대 총선에서 3%포인트 이내로 당락이 결정됐던 접전지 역시 이번 총선의 승부처다. 서울 광진을을 비롯해 경기 평택갑, 남양주병 등이 대표적이다. 광진을에서는 친오세훈계인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대리 복수전'에 나선다. 남양주병에서는 '이재명 저격수'인 조광한 국민의힘 후보가 '친명(친이재명계)'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맞선다.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새 인물이 배치된 접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총선에서 0.7%포인트 차로 승부가 판가름 났던 충남 아산갑에서는 현역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김영석 국민의힘 후보가 복기왕 민주당 후보와 대결한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한 경남 창원진해는 지난 총선에서 1.4%포인트로 당락이 갈렸다.

[신유경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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