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사라진다 … 30년만에 '재건축진단'으로 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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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재건축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절차인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안전'이라는 단어가 빠질 전망이다.
주요 내용은 기존 '재건축 안전진단'이라는 명칭을 '재건축 진단'으로 바꾸고 이를 사업 시행 인가 전까지만 실시하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해 건물이 재건축이 필요할 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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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패스트트랙 박차
안전 위험성 인정 안돼도
주거환경 나쁘면 절차 진행
공동주택 재건축을 위해 통과해야 하는 절차인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안전'이라는 단어가 빠질 전망이다. 기존 재건축 요건에 '안전'이 들어가 있다 보니 "우리 집이 안전하지 못해야 재건축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이어져왔다. 이보다는 주차장 혼잡, 녹물 등 주택이 낡아가면서 생기는 불편을 해소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민들 의견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제도를 개편하기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는 지난 1·10 대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을 사실상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구체화한 의원입법안이다.
주요 내용은 기존 '재건축 안전진단'이라는 명칭을 '재건축 진단'으로 바꾸고 이를 사업 시행 인가 전까지만 실시하면 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제도상 재건축 안전진단은 재건축의 첫 번째 관문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해 건물이 재건축이 필요할 만큼 위험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절차 없이도 당장 재건축 절차를 밟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법안이 현실화하면 안전진단제도가 시작된 1994년 이후 30년 만에 명칭이 바뀌게 된다. 이에 더해 정부는 향후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정성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고 주거환경, 설비노후도 등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구조안정성은 건물 뼈대가 얼마나 튼튼한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며 주거환경은 주차와 소음 등 평가가, 설비노후도는 수도 배관, 난방 등 평가가 포함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재건축 과정에서 안전진단이라는 명칭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곧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아파트라면 왜 재건축을 하느냐고 인식하게 된다"며 "오래된 아파트 내부를 들여다보면 배관에 물이 새고 집 한 채당 주차 공간도 0.5대 수준에 불과해 문제가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건물 수명에 집착하기보단 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재건축 체계를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법안은 아파트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 전이라도 재건축 조합 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추진위원회가 정비구역 입안을 요청하고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할 수 있게도 했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공사비 갈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정비사업 분쟁 조정을 위해 운영되는 도시분쟁조정위원회가 공사비 갈등 문제 조정에도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합과 시공사가 조정안을 수락한 경우엔 이에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부과하도록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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