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 "꿈꿨던 첫승, 최고의 생일이에요"
6언더 몰아치며 역전 우승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날
올해 상금·대상 노려볼 것"
방신실 2위·국대 오수민 3위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첫 우승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던 김재희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91번째 출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특히 자신의 생일에 KL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김재희는 "드디어 우승했다"고 말하며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나금융 싱가포르 여자오픈 최종일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김재희는 단독 2위 방신실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90전91기에 성공한 김재희는 우승 상금으로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700만원)를 받았다.
첫날 6언더파를 몰아치며 이번 대회를 기분 좋게 시작한 김재희는 둘째 날 4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셋째 날에는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최종일에는 달랐다. 3타 차 공동 2위로 이날 경기에 나선 김재희는 6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 드라마를 썼다.
4번홀부터 6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첫 단추를 잘 끼운 김재희는 9번홀에서 또 1타를 줄였다. 버디 행진은 멈출 줄 몰랐다. 13번홀과 14번홀에서 버디를 낚아채며 2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방신실과 국가대표 오수민이 김재희와의 격차를 1타로 줄였기 때문이다.
KLPGA 투어 첫 우승컵을 품에 안기 위해서는 타수를 잃으면 안 되는 상황. 김재희는 거침이 없었다. 나머지 모든 홀에서 파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2021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지 4번째 시즌 만에 위너스 클럽에 가입한 김재희는 양손을 불끈 쥐며 그동안의 설움을 떨쳐내는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김재희는 "첫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나왔는데,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 기쁘다"며 "오랜 기간 꿈꿔왔던 KLPGA 투어 우승을 현실로 만든 나 자신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김재희의 이번 우승이 더욱더 특별한 이유는 최종일 경기가 열린 날이 생일이어서다. 김재희는 "KLPGA 투어 첫 우승을 23번째 생일날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될 것 같다"며 "성적에 상관없이 항상 응원해준 가족과 스폰서들에도 감사하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른 만큼 상금왕과 위메이드 대상 등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재희는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큰 기대를 받고 프로에 데뷔했지만 김재희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그는 2019년 정규투어 시드전에서 70위를 차지하며 드림투어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김재희에게 포기란 없었다.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한 그는 드림투어 상금왕을 차지하며 2021년 KLPGA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2021년 상금랭킹 47위를 차지했던 김재희는 2022년 43위로 조금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에쓰오일 챔피언십과 대보 하우스디 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다섯 번 든 그는 상금랭킹 23위에 올랐다.
KLPGA 투어에서 보내는 네 번째 시즌 개막전에서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샷과 퍼트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 그는 이번 대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빈틈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다"며 "지난해와 비교해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트 모두 좋다. 남은 시즌에도 나 자신을 믿고 열심히 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준우승은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방신실이 차지했다. 이날 단독 선두로 시작하며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했던 오수민은 15언더파 273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오수민은 우승을 아쉽게 내줬지만 프로 무대에서 실력이 통한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여자 골프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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