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사 5천여명 시국선언문 서명…“진짜 의료개혁 간절히 바라”

김가윤 기자 2024. 3. 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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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와 이들의 복귀를 명령한 정부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와 전문의들이 본질적인 의료 개혁을 위한 대화를 강조하는 취지의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고 전국 의사를 대상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교수·전문의 16명은 '2024년 의료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고, 지난 8일부터 전국의 의사들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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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의료 시국선언문’ 8일부터 서명 받아
전공의 집단 사직 16일째를 맞는 지난 6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수들이 교수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한 전공의와 이들의 복귀를 명령한 정부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와 전문의들이 본질적인 의료 개혁을 위한 대화를 강조하는 취지의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고 전국 의사를 대상으로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연대서명에 동참한 의사는 서명 시작 사흘만에 5천명을 넘었다.

서울아산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교수·전문의 16명은 ‘2024년 의료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고, 지난 8일부터 전국의 의사들로부터 연대 서명을 받고 있다. 10일 오후 2시 기준 5236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 중 수련병원 교수·전문의는 3566명이고, 일반 의원·병원 의료진은 1670명이다.

이들은 연대서명 취지에서 “전공의들은 심각한 좌절과 무력감을 느끼며 현장을 떠났고 정부는 의료 붕괴의 위기에 아랑곳없이 밀어 붙이기식 정책으로 타협 없는 강행만을 주장하고 있다”며 “국민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으며, 우리는 하루하루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강경 대응은 정부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킬 뿐 아니라, 후배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더욱 희박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국선언문은 정부의 의료 정책 추진 방식을 비판하며, 동시에 합리적 대화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국선언문은 “정부가 필수의료 붕괴와 지방의료 몰락을 구제할 대책을 제시하여 전공의들과 현장에 종사하는 의료진들의 비판적 의견 또한 함께 수용하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이런 최소한의 의지조차 보이지 못하고 의료 대란의 위기로 치닫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국민들은 정부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모습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의사들)는 국민, 의료계, 그리고 정부의 협력을 통한 진정한 의료 개혁의 시작을 간절히 바란다”며 “의료계 전반이 더 높은 수준의 전문가 정신을 바탕으로, 용기 있는 자기 성찰과 변화를 추구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선언한다”고 적었다.

‘2024년 의료 붕괴를 경고하고 의료개혁을 촉구하는 전국 수련병원 소속 교수 및 지도전문의 시국선언’ 연대서명 요청 페이지 갈무리.

시국선언문 연대 서명 제안자 중 한 명인 김성근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는 한겨레에 “교수협의회를 통해 의사를 표출하지 못하

는 분들의 의견까지 같이 모으겠다는 취지이고, 대부분 지금까지의 상황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발전 방향까지 함께 의논하고 노력하겠다는 의견들”이라고 설명했다. 서명에 동참한 이들은 별도의 단체 대화방에서도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학별로 교수들의 집단행동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5시 긴급총회를 열고 집단행동 여부 등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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