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전 91기’ 김재희, 23번째 생일에 KLPGA투어 첫 승

김재희가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LPGT/박준석 제공

김재희가 23번째 생일에 감격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김재희는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 컨트리클럽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린 2024 KLPGA투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 4라운드에 6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9만8000싱가포르달러(약 1억9600만 원)다.

KLPGA투어 4년차인 김재희는 새 후원사인 SK텔레콤의 모자를 쓰고 출전한 첫 대회이자 자신의 23번째 생일에 KLPGA투어 첫 우승을 경험하며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KLPGA투어 사상 생일에 우승한 선수는 1997년 박세리와 2016년 김예진 이후 세 번째다. 김재희는 "시즌 첫 대회부터 우승하게 돼서 남은 시즌 마음이 정말 편안할 것 같다"면서 "상금보다 꼭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우승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승수를 하나씩 추가해가면서 상금왕과 대상을 노려보겠다"고 다부진 우승 소감을 선보였다.

김재희는 한국 여자골프가 주목하는 기대주 출신이다. 2020년 KLPGA 2부 드림투어에서 3승하며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큰 기대와 함께 2021 KLPGA투어에 합류했지만 91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아마추어 오수민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로 마지막 날을 출발한 김재희는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골라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김재희는 5번(파5)과 6번 홀(파3)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고 이후 15세 국가대표 오수민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김재희가 후반 들어 13번(파4)과 14번 홀(파3)에서 다시 한 번 연속 버디를 잡고 단독 선두가 되며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6번 홀(파3)에서는 방신실도 버디를 잡고 치열했던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김재희는 17번 홀(파4)에서 파를 잡고 단독 선두를 지켰다. 반면 버디 기회를 놓친 방신실은 동력이 떨어졌고 오수민은 보기로 1타를 잃었다. 결국 김재희가 방신실(16언더파 272타)을 1타차로 꺾고 우승했다. 2008년생인 오수민은 약 7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은 무산됐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선보였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