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에 이뤄낸 '90전 9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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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23·SK텔레콤)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 9000만 원) 둘째 날 선두에 오른 뒤 이런 말을 했다.
경기 후 김재희는 "오늘이 제 생일이다. 정말 값진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 선수들이 편안하게 해주지 않았는데 겨울 훈련 뒤 첫 대회부터 뭔가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4~6번 3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인 김재희는 13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인 버디로 단독 선두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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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언더로 2위 방신실과 1타차
최종일 버디 6개 무결점 플레이
SKT 계약 후 첫 출전 우승 쾌거
'아마 돌풍' 오수민 15언더 3위
김재희(23·SK텔레콤)는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0억 9000만 원) 둘째 날 선두에 오른 뒤 이런 말을 했다. “작년부터 우승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어요. (우승하는 게) 당연하다고까지 생각된다고 할까요?” 데뷔 3년 간 우승이 없는 선수임을 떠올리면 고개를 갸웃할 내용이었다.
10일 싱가포르의 타나메라CC 탬피니스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대회 4라운드. 선두에 3타 열세인 공동 2위로 출발한 김재희는 거침없는 버디 행진으로 단독 선두에 올라 마지막 18번 홀(파5)에 섰다. 1타 차로 압박해온 방신실의 3~4m 버디 퍼트가 홀을 지나가고 김재희가 파 퍼트를 넣으면서 연장 없이 1타 차 우승이 완성됐다. 우승을 당연하게 여긴 자신감은 근거 없는 게 아니었다. 이날 버디만 6개를 챙겨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 지난 시즌 2승의 2년 차 방신실을 1타 차로 제쳤다. 91번째 출전 대회에서 첫 우승으로 상금은 약 1억 9600만 원이다.
김재희는 그동안 세 번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11월 S-OIL 챔피언십에서는 2위에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9홀을 남겼는데 악천후에 라운드 자체가 취소되는 불운도 겪었다. 정규 투어 4년 차가 된 올해는 개막전부터 우승이다. 경기 후 김재희는 “오늘이 제 생일이다. 정말 값진 생일 선물을 받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경쟁 선수들이 편안하게 해주지 않았는데 겨울 훈련 뒤 첫 대회부터 뭔가 인정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생일을 완벽한 ‘김재희의 날’로 만든 그는 올해를 ‘김재희의 해’로 만들 참이다. 김재희는 “데뷔부터 목표로 했던 첫 승을 해냈으니 상금왕과 대상으로 목표를 높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SK텔레콤과 4년 계약하며 ‘새 모자’를 쓴 그는 새로운 후원사와 함께한 첫 대회부터 우승하면서 더 어깨를 폈다.
김재희는 비교적 늦은 초등학교 6학년에 골프를 시작했지만 고1 때 국가상비군에 뽑히고 이듬해 국가대표에 선발되면서 빠르게 이름을 알린 선수다. 2020년 3승과 상금왕으로 KLPGA 드림(2부) 투어를 평정하고 2021년부터 정규 투어를 뛰고 있다. 지난 시즌 상금 랭킹은 23위, 평균 타수는 20위였다.
4~6번 3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인 김재희는 13번 홀(파4)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인 버디로 단독 선두를 꿰찼다. 14번 홀(파3)에서는 티샷을 1m 남짓 거리에 붙여 연속 버디로 달아났다. 아슬아슬한 위기가 몇 차례 있었지만 김재희는 다섯 홀 남기고 잡은 단독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방신실은 17번 홀(파4) 버디 퍼트가 홀에 걸친 채 떨어지지 않고 마지막 홀 버디도 아깝게 홀을 외면하면서 단독 2위에 만족했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2008년생 고1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15언더파 3위로 마감했다. 초반 보기 2개 뒤 경기를 잘 풀어갔지만 17번 홀에서 길지 않은 파 퍼트를 놓쳐 기세가 꺾였다. 오수민이 우승했다면 KLPGA 투어 대회 사상 7년 만의 아마추어 우승자이자 네 번째로 어린 챔피언이 되는 거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강자 패티 타와타나낏(태국)은 13언더파 공동 4위를 했고 박현경은 11언더파 공동 8위다. 지난 시즌 3관왕 이예원은 3언더파 공동 38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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