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육성·투자 나몰라라···무늬만 엑셀러레이터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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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가 보육과 투자 등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에서 심사역으로 일한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 중 박사급 전문 인력을 고용한 곳은 극소수"라며 "가령 딥테크 분야에 투자를 하려면 창업가들이 내세운 장밋빛 전망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관련 논문 등을 살펴보는 데만 일주일 넘는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 이러한 고난도 업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이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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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원 이상 투자는 8곳에 불과
업계 "산업화 이뤄야 영세성 극복"
창업가 보육과 투자 등 본연의 업무를 소홀히 하는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10건 이상 투자를 집행한 액셀러레이터가 20곳도 안될 정도다. 다시 말해 무늬만 액셀러레이터인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창업 생태계 건강을 해치고 있는 지적이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액셀러레이터 461곳 중 162곳은 창업자 보육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무 사항인 ‘3년 내 1회 이상 보육’을 지키지 않은 곳도 26곳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겉치레 수준의 행사를 한 뒤 보육 프로그램을 수행했다고 기재하는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만큼 액셀러레이터의 현주소는 훨씬 더 심각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액셀러레이터는 법적으로 초기 창업자 선발과 전문보육, 투자를 수행하는 집단을 뜻한다. 등록된 액셀러레이터는 개인투자조합과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양도차익, 배당·소득·법인세 면제 등을 지원 받는다. 이처럼 각종 세제 혜택에 더해 △자본금 1억 원 이상 △전문인력 2인 이상 등 등록 문턱도 낮다 보니 창업기획자 제도 도입 후 양적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2017년 56개에 불과했지만 5년 새 8배 가까이 증가했을 정도다.
문제는 질 좋은 보육을 하는 곳은 여전히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에 불과한 현실이다. 실제 서울경제가 더브이씨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건 이상 투자한 이력이 있는 액셀러레이터는 15개로 파악됐다. 50억 원 넘게 투자한 곳은 가장 많은 금액을 집행한 퓨처플레이를 비롯해 슈미트, 씨앤티테크, 블루포인트파트너스,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더인벤셥랩, 엠와이소셜컴퍼니, 서울대학교기술지주 등 8곳에 불과했다.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에서 심사역으로 일한 관계자는 “액셀러레이터 중 박사급 전문 인력을 고용한 곳은 극소수”라며 “가령 딥테크 분야에 투자를 하려면 창업가들이 내세운 장밋빛 전망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관련 논문 등을 살펴보는 데만 일주일 넘는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 이러한 고난도 업무를 수행할 전문 인력이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고질적인 영세성을 극복하려면 액셀러레이터의 산업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최근 모태펀드 내 창업기획자에 대한 펀드 확대, 상장 요건 완화 등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모태펀드의 경우 절대적인 투자금 증액도 필요하지만, 분산투자가 가능하도록 작은 기회를 여러 번 만들어갈 수 있게 지원 방식을 변경하자는 주장이다.
전화성 액셀러레이터협회 회장은 “올해 모태펀드 관련 정부의 발표안은 벤처캐피탈(VC)과 액셀러레이터가 경쟁하도록 하는 구조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큰 액셀러레이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투자조합에 대한 모태펀드 매칭을 강화해 최소 10억 원 이상이 모이면 분산 투자가 가능해져 원금 보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교적 상장 사례가 많고 투자 유치와 회수가 활성화된 VC 업계처럼 액셀러레이터 업계에서도 '1호 상장'이 나와야 한다”며 "액셀러레이터의 본질은 아기 같은 스타트업을 키워 VC 투자까지 이끌어내는 '보육'인데 이를 하나의 산업과 시장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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