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잡았는데, 도대체 SF는 왜 무시당하나? 저지-오타니-야마모토에 이어 스넬도?

노재형 2024. 3.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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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이정후가 팬들의 요청을 받고 사인을 해주고 있다. AP연합뉴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오프시즌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보면 오산이다.

여전히 보강이 절실한 포지션이 있기 때문이다. 로테이션을 이끌 에이스가 필요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FA 시장에서 두 명의 에이스를 잇달아 놓쳤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케빈 가우스먼, 2022년 시즌 후에는 카를로스 로돈이 떠났다. 가우스먼은 5년 1억1000만달러, 로돈은 6년 1억6200만달러에 각각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해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4.02로 내셔널리그(NL) 3위, 서부지구에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2위였다. 로테이션 자체가 탄탄했다기보다 '돌려막기'가 의외로 좋은 결과를 냈을 뿐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는 에이스 로간 웹(216이닝) 밖에 없었다. 웹을 비롯해 알렉스 콥, 앤서니 데스클라파니, 라이언 워커, 스캇 알렉산더, 션 머나이아, 알렉스 우드, 로스 스트리플링 등 선발로 등판한 투수가 무려 13명이나 됐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 시즌이 끝나고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케빈 가우스먼. AP연합뉴스
카를로스 로돈.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는 지금 시즌이 시작되면 웹, 조던 힉스, 카일 해리슨, 키튼 윈, 메이슨 블랙 순으로 로테이션을 꾸려야 한다. 4년 44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들어온 힉스는 선발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투구이닝을 늘리는 게 과제다. 해리슨과 윈은 작년 데뷔한 신예들이고, 블랙은 아직 메이저리그 데뷔도 하지 않았다. 특히 팔꿈치 부상으로 쉬고 있는 윈은 7일 불펜피칭으로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다른 선발들의 경우, 202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트레이드로 이적해 온 로비 레이는 작년 5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아 올 7월이나 돼야 던질 수 있고, 통산 77승의 콥은 작년 시즌을 마치고 왼쪽 엉덩이 수술을 받아 역시 5월 이후 복귀가 점쳐진다. 지난해 데뷔해 85이닝, 평균자책점 3.92를 마크하며 가능성을 나타낸 크리스탄 벡은 최근 팔 혈관 수술을 받아 2개월 재활에 들어갔다.

로간 웹.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겨울 특급 선발 영입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다. NPB 출신 야마모토 요시노부 쟁탈전을 마지막 단계까지 벌였는데, 그가 LA 다저스를 선택하는 바람에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그에게 어느 정도의 정성을 들였는지는 지난해 12월 23일자 보도에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잘 전하고 있다.

'자이언츠는 막판까지 야마모토 영입전을 벌였다. 한 관계자는 자이언츠가 그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야마모토도 일본 시절부터 자이언츠가 보여준 노력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자이언츠는 야마모토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고 싶다고 했을 때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줬다. 메츠와 양키스가 곱절의 노력을 기울일 때, 파란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LA에서 야마모토를 만나 구체적인 오퍼를 전달했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12년 3억2500만달러를 제시한 다저스의 손을 잡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도 계약기간 10년에 3억달러 이상을 베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야마모토도, 자이언츠도 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힘든 결정이었다. (야마모토의 결정은)오타니와 연관이 있었을 것이고 LA에 대한 호감이 미세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자이언츠는 쓸 수 있는 돈을 모두 제안했다"고 전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AP연합뉴스
캐멀맥랜치에서 기구를 가지고 훈련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요약하면 자이언츠의 제안이 다저스와 비교해 뒤질 것이 없었지만, LA라는 도시와 같은 일본 출신 슈퍼스타 오타니가 러브콜에 야마모토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얘기다.

앞서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쟁탈전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을 벌이고도 퇴짜를 맞았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자이언츠는 오타니가 다저스로부터 제시받은 조건과 똑같은 규모의 계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그를 남부 캘리포니아(LA)에서 빼앗아 오는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2022년 시즌을 마치고는 홈런왕 애런 저지와도 계약 성사 단계까지 갔다가 '같은 값(9년 3억6000만달러)'을 부른 양키스에게 다시 넘겨준 적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경쟁이 붙은 슈퍼스타들에게 늘 회피 대상이 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해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할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오타니 쟁탈전에 적극 가담했지만 실패했다. 과거 지안카를로 스탠튼, 브라이스 하퍼, 애런 저지도 샌프란시스코를 퇴짜 놓고 다른 곳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라이벌 다저스에게 패해 더욱 뼈아프다'며 '자이언츠는 멀지 않은 과거에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우승을 열렬히 지지하는 팬층도 두텁다. 구단은 슈퍼스타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를 갈망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자이언츠는 항상 무시당하는 걸까?'라며 자이언츠 구단에 대한 비호감을 언급하기도 했다.

FA 블레아크 스넬. AP연합뉴스

새해 들어 샌프란시스코와 강하게 연관돼 온 거물급 FA 블레이크 스넬이 LA 에인절스를 선호한다는 보도가 10일(한국시각) 나왔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베이스볼투나잇 팟캐스트에 출연해 "스넬이 선호하는, 아주 강하게 선호하는 시나리오는 에인절스와 계약하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에인절스와 관련한 얘기들이 그동안 많이 나왔는데, 결국 그 팀으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프링트레이닝 들어서는 샌프란시스코와 에인절스 2파전 양상이었던 상황. 여기에 스넬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최근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시범경기 들어 새롭게 4팀이 연락을 해와 관심을 나타냈다"며 분위기를 더욱 띄웠다.

복잡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니 기자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스넬은 에인절스와 계약할 공산이 크다. 샌프란시스코는 또다시 입맛만 다시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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