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 ‘마지막 뇌관’ 서울 강북을 급부상··· 박용진은 생환할까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의 ‘마지막 뇌관’으로 서울 강북을 경선이 부상하고 있다. 비이재명계(비명계) 박용진 현 의원과 친이재명계(친명계) 정봉주 전 의원이 맞붙는다.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씩 반영해 10일부터 이틀간 결선을 진행하고 11일 최종 결과가 나온다.
박 의원은 강북을 지역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총선에선 득표율 64.45%로 압승했다. 서울 49개 선거구 민주당 후보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번 당내 경선 결선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에 포함돼 30%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결선에서 59% 이상을 득표해야 이길 수 있다. 역으로 말해 상대인 정 전 의원은 42%만 득표해도 본선에 오른다. 앞서 강북을 3인 경선을 치른 이승훈 전략기획부위원장은 지난 8일 정 전 의원 지지를 선언한 것도 부담이다. 이 부위원장 지지세가 고스란히 정 전 의원 쪽으로 향할 수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3자 경선에서 1등을 한 후보라도 결선에 가면 2, 3위가 뭉쳐서 지는 경우가 꽤 나온다. 박 의원은 여기에 하위 10% 페널티까지 있으니 2개의 난관을 넘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하루에만 비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6명이 경선 탈락했다. 이른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중도 표심에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여기에 박 의원까지 ‘화룡점정’으로 탈락한다면 그 여파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로 분류되는 등 비주류 행보를 걸었던 박 의원의 경우 중도·온건 지지층 사이에서 인지도나 상징성이 작지 않다.
박 의원의 경쟁 상대가 정 전 의원이라는 점에서도 여론 악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 정 전 의원은 예비후보 심사 적격 판정부터 논란이 일었다. 지난 총선에선 ‘미투 의혹’으로 공천 배제(컷오프)가 됐기 때문이다. 2021년 성추행 의혹 보도 관련 무고와 명예훼손 재판에서 대법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관련 민사 소송에서 법원은 “이것이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판시해 다툼의 여지가 남았다.
2012년 19대 총선 참패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우려도 나온다. 당시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은 피선거권 박탈 상태였던 정 전 의원의 지역기반인 서울 노원갑 지역에 김용민 시사평론가를 공천했다. 정 전 의원과 함께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를 진행하며 쌓아 올린 김 평론가의 인지도와 영향력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선거 기간 김 평론가의 과거 막말 논란이 불면서 노원갑은 물론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강성 발언 논란을 이미 안고 있는 정 전 의원이 결선에서 최종 승리한다면 이후 총선에서 민주당의 ‘약한 고리’로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일에는 민주당으로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이 경기 용인정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이 확정됐다. 이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권유로 지난달 국민의힘 탈당 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경기 의정부갑과 의정부을에서는 영입인재 박지혜 변호사와 이재강 전 경기 평화부지사가 각각 경선에서 이겼다. 송재봉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충북 청주청원 경선 승리로 공천장을 따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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